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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월드컵]박은선'11년전 스페인전 골'을 기억하십니까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6-17 06:33



'박라탄' 박은선(29·로시얀카)이 11년만의 스페인과의 리턴매치에서 설욕을 꿈꾼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18일 오전 8시(한국시각) 캐나다 오타와 랜스다운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캐나다여자월드컵 E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스페인과 '외나무 혈투'를 펼친다. 한국과 스페인은 1-2차전에서 나란히 1무1패(승점1)를 기록중이다. 2연승인 브라질이 E조에서 가장 먼저 16강을 확정지은 가운데 브라질전을 앞둔 코스타리카(2무, 승점2), 한국, 스페인의 16강행 '예측불허' 3파전을 벌여야 한다. 한국, 스페인은 무조건 이겨야 사는 게임이다. 코스타리카가 지거나 비기고, 한국이 승리한다면 첫 승, 조2위, 16강 티켓을 딸 수 있다. 지거나 비긴다면 '경우의 수'는 무의미하다. 이기면 모든 것을 갖게 되고, 지면 모든 것을 잃는 말 그대로 외나무 혈투다.

한국과 스페인의 성인대표팀간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의 FIFA랭킹은 18위, 스페인은 14위다. 한국은 2003년 미국 대회 이후 이번이 월드컵 두번째 출전이고, 스페인은 첫 출전이다. 그러나 과거 연령별 청소년대표팀 시절에는 2차례 맞대결이 있었다. 당시 연령별 대표팀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던 축구소녀들은 꿈의 무대, 여자월드컵에서 어엿한 주전이 돼, 다시 맞붙게 됐다.

박은선이 원톱으로 나선 2004년 FIFA 19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한국은 스페인과 처음 마주했다. 2004년 11월 14일 태국에서 열린 FIFA 19세 이하 여자월드컵조별리그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스페인과 처음으로 마주했다. 전반 15분, 후반 14분 제이드 보호에게 연속골을 허용했고, 후반 27분 박은선이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아쉽게 1대2로 패했다. 비록 패했지만 '19세 재능' 박은선의 존재감을 세계 무대에 각인시킨 경기였다. 박은선과 함께 골키퍼 전민경, 수비수에서 골키퍼로 전향한 윤영글, 미드필더 권하늘 박희영이 현재 '윤덕여호'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1988년부터 스페인여자대표팀 사령탑으로 무려 27년간 '최장기' 집권중인 이냐시오 케레다(65) 감독은 11년 전에도 벤치에 앉았었다. 당시 스페인 스타팅 멤버 가운데 베로티카 보케트(9번, 프랑크푸르트), 나탈리아 파블로스(7번, 아스널레이디스), 루스 가르시아(5번, 바르셀로나)는 성인대표팀의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 17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는 '동생'들이 '언니'들의 패배를 보란듯이 설욕했다. 여민지 이소담 이금민 신담영 등이 주축이 된 대한민국 17세 이하 대표팀은 4강에서 스페인을 2대1로 누르고,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FIFA 대회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전반 23분 아만다 삼페드로가 선제골을 넣은 후 여민지, 주수진이 잇달아 골망을 흔들며 2대1로 역전승했다. 당시 스페인 17세 이하 대표팀에서 활약하던 선수 중 알렉시아 푸텔라스(21번, 바르셀로나), 아만다 삼페드로(22번,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바나 안드레스(16번, 발렌시아)가 이번 월드컵 무대에 나섰다. 삼페드로는 한국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던 선수다. 푸텔라스는 '미녀 축구선수'로 스페인내에서도 인기높다. 이번 월드컵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코스타리카, 브라질전에 잇달아 선발로 나섰다. 공격수 여민지, 수비수 신담영의 부상이 새삼 아쉬운 이유다.

청소년여자대표팀이 '1승1패'를 주고받은 가운데 세번째 성인대표팀의 맞대결은 진검승부다. 11년전 스페인전에서 골을 터뜨렸던 박은선의 활약이 관심을 모은다. 윤덕여 감독은 양발목이 성치 않은 박은선을 가장 필요한 순간을 위해 아껴왔다. "필요한 순간 역할을 해줄 선수"로 굳게 믿고 있다. 16일 오타와 첫 훈련에서 윤 감독은 박은선 정설빈 이금민 박희영 등 1-2차전에 뛰지 않았거나, 교체로 나섰던 공격수들의 몸놀림을 집중점검했다. 박은선이 스페인전에 나설 경우 '캡틴' 보케트, 파블로스 등과 11년만의 리턴매치가 성사된다. 한국-스페인의 맞대결은 월드컵 사상 첫승, 사상 첫 16강과 함께 지난 10년간 양국의 여자축구가 얼마나 노력하고,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가늠할 무대다.
오타와(캐나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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