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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수많은 변수와의 싸움이다.
슈틸리케호는 11일 오후 6시20분(이하 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샤알람스타디움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평가전을 치른 뒤, 태국 방콕으로 이동해 16일 오후 9시 라자망갈라스타디움에서 미얀마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을 갖는다. 이날 소집 후 말레이시아로 출국한 슈틸리케호는 변수의 벽을 어떻게 통과할까.
틀어진 수비 구상, 실험 축소 불가피
센터백이 주 포지션인 김기희는 올 시즌 전북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변신했다. 뛰어난 위치선정 및 안정된 플레이로 전북의 고공비행에 일조했다. 당초 슈틸리케 감독은 김기희를 센터백과 오른쪽 풀백으로 두루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김기희에 이어 정통 센터백인 임채민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부담감이 커졌다. 결국 기존 오른쪽 풀백 김창수와 경쟁할 임창우를 불러들이며 공백을 메웠다.
중앙수비 실험도 어려워졌다. 당초 이번 2연전 센터백 조합은 곽태휘(알 힐랄)가 한 자리를 지킨 채 나머지 한 자리에서 실험이 전개될 것으로 보였다. 슈틸리케 감독도 "팀을 이끌어 갈 정신적 지주 역할은 곽태휘가 적합할 듯하다. 연령이나 기량 뿐만 아니라 그동안 나와 함께 해 온 시간이 많기 때문"이라고 신뢰를 표했다. 하지만 김기희 임채민이 이탈하면서 남은 센터백 자원은 장현수(광저우 부리)와 시즌 막판 분데스리가에서 컨디션을 끌어 올린 홍정호, 둘 뿐이다. 장현수의 경우 수비형 미드필더에도 설 수 있다. 곽태휘-홍정호-장현수가 이번 원정 2연전의 센터백 조합을 구성해야 한다. 좌우 측면은 김진수(호펜하임)-이주용(전북), 김창수(가시와)-임창우의 경쟁구도가 구축됐다. 호주아시안컵에서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완승으로 끝났던 골문 주전경쟁은 정성룡(수원) 김승규(울산)가 새롭게 도전하는 '제로베이스 경쟁 체제'에 돌입한다.
기성용 빠진 중원, 새 조합 가능성 시험대
이번 2연전의 또 다른 화두는 중원 조합이었다. 주장 기성용을 비롯해 박주호 구자철 김보경까지 4명의 선수가 4주간 군사훈련으로 A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원과 수비를 오가는 장현수와 기존에 활용했던 수비형 미드필더인 한국영(카타르SC)에 최보경(전북) 정우영(고베)을 추가하며 경쟁체제를 구축했다. 최보경은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전형적인 '파이터' 역할을 맡아왔다. 공격 연결고리보다 상대 공격을 일선에서 차단하는 게 주 임무였다. 그동안 기성용의 파트너 찾기에 고심해왔던 슈틸리케 감독 입장에선 '수비'에 최적화된 최보경을 실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정우영은 동아시안컵 출전 테스트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J리그 교토에 입단한 정우영은 이와타를 거쳐 2014년 고베에 입단, 올 시즌엔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고 있다. 뛰어난 패스 실력 뿐만 아니라 정교한 킥을 앞세운 세트플레이 뿐만 아니라 중거리슈팅 능력까지 갖춘 공격적인 중앙 미드필더다.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가 아닌 동아시안컵에 기성용을 불러들일 수 없는 슈틸리케 감독은 대안을 찾아야 하는 만큼, 정우영이 시험대에 오른다.
2선 공격라인에선 손흥민(레버쿠젠)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이 경쟁 우위를 점한 가운데 염기훈(수원) 남태희(레퀴야) 강수일(제주) 이재성(전북)의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원톱 자리는 새롭게 가세한 이용재(나가사키)가 이정협(상주)의 아성에 도전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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