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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일이었다.
최용수 감독으로선 충격이었다. 그는 올초 "각 팀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지도자마다 철학이 다르다. FC서울 축구를 가지고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편했다"고 했다. 올 시즌 첫 대결에서도 전북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3월 14일 서울 원정경기에서 2대1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다.
6월 6일, 세상은 또 달라졌다. 이번에는 최용수 감독의 앓던 이가 쏙 빠졌다. 최용수 감독은 지난달 전술에 변화를 줬다.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다시 변신했다. 최강희 감독도 맞불을 놓았다. 지난해 11월 첫 승을 상기한 듯 했다. 또 다시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조성환 김형일 김기희가 수비라인에 섰다. 실험으로 포장했지만 성공할 경우 최용수 감독에게 'KO 펀치'를 날릴 수 있었다.
서울의 '닥공'은 더 거세졌다. 후반 7분 김치우의 두 번째 골이 터졌다. 이동국이 후반 27분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더 이상 동력은 없었다. 슈팅수 15대6, 유효슈팅수 14대1, 서울의 압승이었다.
전북은 3경기 연속 무승의 늪(1무2패)에 빠졌다. 홈에선 6전 전승의 상승세가 무너졌다. 최강희 감독은 "홈에서 패했지만 선수들이 실망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그동안 잘했고 아직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오늘 경기는 상대가 잘한 게 아니다. 우리가 상대가 잘하도록 도와준 경기"라고 했다.
최용수 감독은 미소를 숨겼다. 하지만 여유가 넘쳤다. 그는 "내가 듣기 싫은 말이 수비적인 스리백이다. 리그 최강을 맞이했다. 선수 구성면은 물론 원정이라 우리가 불리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집중력을 가지고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며 만족해 했다.
승부의 세계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최용수 감독과 최강희 감독은 9월 12일 전주성에서 다시 만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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