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사퇴에 대해 세계 스포츠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FIFA의 뇌물 혐의로 속앓이를 했던 스폰서 업체들도 환영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코카콜라는 "FIFA가 축구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후원 철회까지 고려했던 비자카드는 "신뢰 회복을 위한 의미있는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코카콜라와 비자카드는 FIFA에 연간 3000만달러(약 334억원)를 후원하고 있다.
반면 블래터의 5선 연임 지지 세력은 당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2018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러시아는 앞서 블래터 회장의 재선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사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블래터 회장의 재선을 막기 위한 미국의 시도"라며 미국의 수사에 비난의 날을 세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논평을 거부했다. 러시아 체육부 장관이자 FIFA 집행위원인 비탈리 무트코는 "예상치 못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블래터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축구황제' 펠레는 다시 한번 '펠레의 저주'로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됐다. 펠레는 2일 블래터 회장의 5선을 축하했다. 쿠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블래터는 25년간 FIFA를 위해서 헌신했다. 이런 경험을 가진 사람이 회장을 맡아야 했다. 그의 5선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뷰 하루 뒤, 블래터 회장이 전격 사임했다. 월드컵에서 펠레가 우승 후보로 지목하는 팀이 대부분 조기 탈락해 유명해진 '펠레의 저주'가 이번에는 블래터 회장을 향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