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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포항 감독(47)은 올 시즌 힘든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 예상했었다. 변화의 폭이 컸다. 지난 2년간 활용하지 못했던 외국인 공격수가 세 명이나 영입됐다. 부상과 군입대로 인해 수비진도 판갈이 됐다. 다만, 변화에 따른 시행착오를 빠른 시간 안에 줄일 수 있길 바랐다.
신광훈의 군입대로 리빌딩된 수비진도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포백 수비라인에서 중앙 수비수 김원일을 제외하면 세 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수비수들의 실수로 실점을 내준 장면이 왕왕 연출됐다. 그 결과, 11경기에서 13골을 내줬다. 이번 시즌 전남에서 영입한 오른쪽 측면 풀백 박선용은 신광훈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지만, 나머지 포지션에서 구멍이 나고 있다. 그나마 '수비의 핵' 김광석이 장기 부상에서 벗어나 그라운드에 돌아왔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피지기 백전불태(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라고 했다. 황 감독은 팀 내 오류을 파악했다. 의미심장한 미소가 흘렀다. 그는 "다음 라운드부터는 충분히 반전할 수 있다. 일찌감치 치고나가는 전북을 제외하면 상위권 싸움은 이제부터다. 늦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류 수정이 너무 길어지면 올 시즌 어려워질 수 있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제로톱'을 가다듬겠다는 것이 황 감독의 생각이다. 변수는 '플랜 B'다. 후반 중반부터 제로톱과 혼용될 원톱 전술이 상대에 먹혀들어야 제로톱이 더 살아날 수 있다. 원톱은 외국인 선수들의 몫이다. 황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을 교체할 생각은 없다. 이들의 적응력이나 플레이 스타일을 파악했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했다.
더 높이 날기 위한 '황새'의 눈빛이 달라졌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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