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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현재, 제주 유나이티드의 순위는 2위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매경기 안정된 경기력을 과시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이렇다할 선수 영입 없이 기존의 선수들로만 만들어낸 성과다. 가장 달라진 점은 의지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축구를 했던 제주 선수들의 눈에 독기가 생겼다. 몸을 날리고, 쉬지 않고 달린다. 화려했던 제주는 끈끈한 팀으로 탈바꿈하며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 됐다. 조성환 감독이 만든 마법이다. 조 감독의 마법은 선수들의 마음을 얻으면서 시작됐다.
조 감독은 선수들에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회식이다. 고참급들, 신인들, 수비수들 등 그룹을 나눠 회식을 즐긴다. 1대1 면담의 딱딱한 분위기 대신 마음 맞는 선수들을 함께 모아 즐기며 대화를 나누자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메뉴는 선수들이 정한다. 조 감독은 "눈치 없이 뷔페를 가자고 하는 선수들도 있어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웃었다. 자주 회식을 하다보니 정작 코칭스태프에게는 밥 살 시간이 없을 정도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식사를 함께 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고참팀은 고참 나름대로, 신인팀은 신인 나름대로의 고민이 많았다. 조 감독은 이들의 건의사항을 적극 수용했다. 믿음을 통해 '원팀'이 됐다. 제주를 바꾼 조 감독의 비결은 마법이 아닌 마음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