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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동심에 빠진 슈틸리케 감독 "축구로 희망을"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5-05-05 16:00 | 최종수정 2015-05-06 07:02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슈틸리케 할아버지, 같이 사진 찍어요."

'어린이날 소원이 무엇이냐'는 장내 아나운서의 질문에 어린이들은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이름을 외쳤다. 곧이어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등장했다. 10여분간 어린이들을 위한 '포토타임'이 진행됐다. 슈틸리케 감독의 따뜻한 미소는 동심과 하모니를 이뤘다. 미니 골대에 골키퍼로 나선 슈틸리케 감독이 공을 줍는 찰나, 어린이가 찬 공이 엉덩이를 강타하자 슈틸리케 감독은 '아프다'는 듯한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린이날, 한국 축구의 요람인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어린이날인 5일 파주NFC에서 열린 소아 환우들과 함께 하는 대한축구협회(KFA) 축구사랑 나눔행사에 참석했다. 소아 환우 70여명과 가족을 비롯한 120여명의 행사 참가자들이 낮12시부터 파주NFC를 견학하고 국가대표 선수들이 먹는 '국가대표 식단'으로 어린이날 점심을 함께 했다. 오후에는 슈틸리케 감독을 비롯한 A대표팀 코칭스태프,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 및 코치, 안익수 18세 이하 대표팀 감독, 윤덕여 여자대표팀 감독 등 각급 국가대표 감독 및 코칭스태프이 참가한 가운데 축구 클리닉, 10vs60 축구경기 등 행사를 진행했다.


승부의 세계에서 벗어나 동심에 물든 슈틸리케 감독도 웃음으로 어린이들을 맞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늘은 선수를 발굴하러 온 것이 아니다. 어린이들이 축구를 신나게 즐기는 모습을 보니 만족스럽다. 축구를 통해 가정과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병마와 싸우고 있는 소아 환우와 가족에게 희망의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대표팀의 작전 회의실로 사용되는 파주NFC 대강당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이 회의실은 국가대표 선수들과 작전 회의를 하고 영상을 통해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는 공간이다. 뿐만 아니라 희망을 주는 장소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많은 의구심과 걱정거리를 안고 이곳에 들어오면 코칭스태프가 부담감을 덜어준다. 중요한 건 이 자리에서 장점을 극대화해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자신감으로 경기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면서 "많은 어린이들이 이 회의실에서 자신감을 키워 병마와 학업과 싸우고 희망을 찾았으면 좋겠다. 무엇이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즐기기를 바란다"며 희망을 전파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어린이들 앞에서 드리블 실력도 뽐냈다. 슈틸리케 감독과 신태용 감독 및 코칭스태프 등 10명이 어린이 60명과 축구 대결을 펼쳤다. 공을 잡으면 20여명의 어린이들이 몰려드는 탓에 슈틸리케 감독은 드리블로 '밀집수비'를 빠져나왔다. 슈틸리케 감독의 크로스에 신태용 감독은 헤딩을 시도했지만, 어린이들의 집중 마크에 점프를 뛰지 못하기도 했다.

행사를 마친 어린이들도 함박 웃음을 띄었다. 서울 신설동에서 온 서지호군(6)은 "유명한 할아버지(슈틸리케 감독)한테 사인을 받아서 기분이 좋다"며 발걸음을 종종 옮겼다. 행사를 지켜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어린이날 어린이들이 각급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아픔을 잊고 축구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좋다. 앞으로도 협회가 이런 시간을 자주 가질 계획이다"라고 약속했다.


파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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