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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 매직, 그녀는 마법모자를 썼다.'
지소연의 해결사 본능은 빛을 발했다. 지소연은 승부의 흐름을 바꿔놓는 선수, 필요한 순간 반드시 한방을 해주는 선수다. 지난 4월 5일 17년만에 안방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A매치 1차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사흘후인 8일 2차전에서도 쐐기골을 터뜨리며 대한민국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러시아와의 A매치 2연전을 치른 후 팀에 복귀하자마자 이어진 '강호' 아스널과의 FA컵 8강전 강행군속에서 전반 17분 특유의 날선 코너킥으로 캡틴 케이티 채프먼의 헤딩선제골을 도왔다. 2대1로 승리하며 4강행을 견인하더니, 8일간 3경기를 치르는 살인적 일정속에 치러진 이날 맨시티와의 4강전에서도 천금의 결승골로 끝내 결승행을 이끌었다. '지고는 못사는 승부사' 지소연은 지난시즌 뼈아픈 패배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작년에 FA컵 4강에서 아스널에게 져, 결승행이 좌절됐었다. 똑같은 과거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축구의 성지' 웸블리에 꼭 서고 싶다"며 결승행 꿈을 또렷히 밝혔었다. 특유의 승부욕과 불굴의 정신력로 무장한 '지메시 매직'은 이번에도 통했다.
첼시 레이디스 선수들 역시 웸블리행의 감격을 감추지 않았다. 지소연과 함께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올랐던 잉글랜드 대표팀 공격수 에니올라 알루코는 자신의 SNS에 맨시티전 승리 직후 라커룸의 짜릿한 풍경을 찍어올린 후 이렇게 썼다. '케세라세라, 우리는 웸블리로 간다. 이 행복감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자랑스러운 첼시레이디스!' 첼시 레이디스 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소연의 천재적인 후반 결승골에 힘입어 창단 최초로 웸블리에서 FA컵 결승전을 치르게 됐다'고 기쁨을 표했다.
'마법의 '지소연은 11일 맨시티와의 리그 원정 경기 직후 곧바로 인천행 비행기에 오른다. 캐나다여자월드컵을 앞두고 여자대표팀 동료들과 파주NFC에서 마지막 소집훈련에 돌입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