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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32강전 '설욕'을 꿈꾸는 그들의 이야기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5-04-29 07:28



시민구단 성남FC가 2015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누빌 수 있었던 비결은 FA컵 우승이다. 장기 레이스로 진행되는 K리그 클래식과 달리 단기전인 FA컵에서는 시도민 구단도 ACL 티켓에 충분히 도전장을 낼만 하다.

FA컵 우승팀에 주어지는 최고의 보너스, ACL 출전권을 향한 2015년 FA컵 4라운드(32강전)이 29일 열린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총 망라해 한국 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FA컵 32강전부터는 K리그 클래식 12개팀이 가세한다. 클래식 팀들도 우승컵에 군침을 흘릴만하다. 32강→16강→8강→4강→결승까지 5승을 거두면 ACL에 나설 수 있다. '저비용 고효율'의 무대다. 이밖에 1~3라운드를 통해 32강전에 진출한 K리그 챌린지 8팀, 내셔널리그 7팀, K3리그 2팀, 대학 3팀도 32강전에서 이변과 반란을 꿈꾼다.

올해 32강전의 키워드는 '설욕'이다. FA컵에서 옛 소속팀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서울 이랜드FC의 골키퍼 김영광은 2007년부터 8년간 몸담았던 '친정' 울산을 상대한다. 김영광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간 울산의 간판 골키퍼로 활약했다. 그러나 2013년 김승규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며 2014년 경남으로 임대됐고, 올시즌을 앞두고 '신생팀' 이랜드의 유니폼을 입었다. 오랫동안 몸담았던 친정팀에서 당한 설움을 되갚을 기회다.

포항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대구의 공격수 노병준도 2014년 대구로 이적한 이후 포항을 처음으로 상대한다. 김영광과 마찬가지로 친정팀에 큰 설움을 안고 있다. 노병준은 2013년 포항의 더블(K리그, FA컵 동시 우승)의 주역이었다. 2008년부터 포항에서 2013년까지(2010년 울산 임대) 활약하며 149경기 출전, 31골-10도움을 올렸다. 그러나 더블 직후 노병준은 사실상 방출을 당했고, 2014년 대구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올시즌에도 노병준은 챌린지 6경기에 출전 3골을 기록하며 '특급 조커'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노병준과 김영광은 익숙한 옛 동료들을 상대로 날카로운 창과 방패로 맞서게 됐다. 특히 노병준은 14골로 역대 FA컵 통산 최다득점을 기록하고 있어 친정팀을 상대로 최다득점 기록을 경신할지 주목된다.

'승격팀'간 자존심 대결에도 시선이 쏠린다. 챌린지 우승으로 승격한 대전과 '4위의 반란'을 일으키며 클래식행에 성공한 광주FC가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충돌한다. 지난시즌 두 팀은 챌린지에서 4차례 격돌해 2승2패로 호각세를 이뤘다. 올시즌 첫 대결에선 광주가 기선을 제압했다. 3월 15일 원정경기에 나선 광주가 대전을 2대0으로 꺾었다. 40여일만에 FA컵에서 재결결이 성사됐다. 클래식 8경기만에 수원을 꺾고 첫 승을 수확한 대전은 설욕에 나선다.

부산과 울산, 서울과 인천은 FA컵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도전한다. 부산은 클래식 개막전 승리 이후 최근 7경기에서 2무5패로 승리가 없다. 울산 역시 최근 4연속 무승부를 기록 중이다. 서울은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1대5로 패한데 이어 광주와 승부를 내지 못했다. 인천은 클래식 8경기에서 6무2패로 아직 첫 승을 거두지 못했다. 부산과 울산, 인천은 각각 챌린지의 강원, 이랜드, 부천과 격돌한다. 서울은 내셔널리그의 경주한수원을 상대한다. 방심은 없다. 내셔널리그 선두를 질주 중인 경주 한수원은 3라운드에서 챌린지 강호 상주 상무를 3라운드에서 제압했다.

한편, 29일 팀 사정에 의해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3경기는 다음달 12일과 13일에 열린다. 화성FC가 창원시청과 12일 대결한다. 수원과 전남의 '클래식 더비'는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같은날, 울산현대미포조선과 김포시민축구단도 16강행 티켓을 두고 울산종합운동장에서 다툰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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