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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만만치 않은 광주를 만난 조성환 제주 감독은 베스트11을 대거 바꾸었다.
로테이션의 또 다른 노림수는 전북전이었다. 조 감독은 "사실 광주와 전북을 상대로 1승1패만 해도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제주가 한단계 벽을 넘기 위해서는 강팀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전북을 잡는다면 선수들이 엄청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전북을 상대로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는 뜻이었다. 광주전 후반 팽팽한 흐름 속에서 강수일 등을 과감히 제외한 이유도 최대한 좋은 컨디션에서 전북을 상대하기 위해서였다. 조 감독은 "광주전에서 풀타임으로 뛴 윤빛가람 로페즈 알렉스 오반석의 체력 상태만 좋다면 최상의 전력으로 전북을 상대할 수 있다"고 했다.
제주가 전북전을 벼르고 있는 이유는 더이상 대기록의 제물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도 있다. 전북은 두가지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북은 15일 부산을 2대1로 제압하며 지난해 9월 6일 이후 21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991년 부산, 1997년 전남이 세운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또 전북은 제주를 잡을 경우 K리그 300승을 달성하게 된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제주전에서 기록에 도전해보겠다"고 큰소리로 말했다. 그간 제주는 역사의 순간에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전북의 우승 확정, 수원의 2위 확정, 서울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 확정의 순간마다 상대팀은 제주였다. 올시즌에도 최용수 서울 감독이 세운 최연소 100승 기록의 제물이 됐다. 조 감독은 "공교롭게도 상대팀 환희의 순간마다 우리가 고개를 숙이고 있더라. 더이상 그러고 싶지 않다. 전북을 상대로 반드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