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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은퇴] 'A매치 75+1' 차두리가 14년간 걸어온 길

기사입력 2015-03-30 16:39 | 최종수정 2015-03-3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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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이다.

'차미네이터' 차두리(35·서울)가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를 끝으로 퇴장한다. 뉴질랜드전에 선발 출전하는 차두리는 전반 종료를 앞두고 교체돼 하프타임에 국가대표 은퇴식을 갖는다. 그리고 역사로 남는다. 그의 축구인생은 '차범근 아들'에서 시작됐다. 굴곡은 있었다. 하지만 꺼질듯 한 불씨는 살아나고, 또 살아났다. 마침내 그라운드에서 그 단어는 지워졌다. '차두리'만의 길을 완성했다.

그는 고려대 재학 중인 2001년 11월 8일 세네갈과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에 데뷔했다. 14년 동안 차두리가 걸어온 길을 기록으로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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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1, 4골-7도움

A매치 첫 출전은 교체 출격이었다. 전주월드컵경기장 개장기념 경기였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후반 40분 차두리를 호출했다. 김남일(교토)과 교체되며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시작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거쳐 14년 동안 75경기에 출전했고, 뉴질랜드전 출전으로 그의 기록은 76경기에서 멈춘다. 역대 한국 선수 최다 A매치 출전 기록 부문에서 2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차두리는 특이한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공격수에서 출발해 수비수로 마침표를 찍는다. 2002년 한-일월드컵 후 그는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공격수였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2006년 탈출구를 찾았다. 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A매치에서도 38경기(2001년 11월 8일 세네갈전~2005년 11월 16일 세르비아전)는 오른쪽 공격수, 37경기(2006년 10월 8일 가나전~현재)는 오른쪽 수비수로 뛰었다. 뉴질랜드전에서 공격과 수비의 균형이 완성된다.

공격포인트는 4골-7도움이다. 골은 공격수로 뛸 때 기록했다. 2002년 4월 20일 코스타리카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트린 그는 2004년 2월 레바논전, 7월 트리니다드토바고전과 쿠웨이트전에서 골망을 흔들었다. 도움은 공격수 시절 3개, 수비수 시절 4개를 기록했다. 올초 호주아시안컵에서 도움 2개를 추가했고, 가장 최근 어시스트는 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60m를 질주한 후 손흥민의 쐐기골을 도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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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가 사랑한 차두리


14년 동안 12명의 사령탑(감독대행 포함)이 A매치를 지휘했다. 차두리는 히딩크 감독 시절 가장 많은 A매치를 소화했다. 19경기에 출전했다. 조광래 감독도 차두리를 아꼈다. 15경기에 중용했다. 이어 허정무호와 본프레레호에서 각각 11경기를 뛰었고, 슈틸리케 감독은 8경기에 '차두리 카드'를 사용했다.

75경기에서 10장의 옐로, 1장의 레드카드를 받았다. 유일한 레드카드는 2004년 9월 8일 베트남과의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나왔다. 도발하던 상대 선수를 팔꿈치로 가격한 것이 화근이었다. 한국은 2대1로 승리했지만 차두리는 4경기 출전 정지에 벌금 1만스위스프랑의 중징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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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출전 기록도 있다

A매치에서 4723분(추가시간 제외)을 뛴 그는 경기당 평균 63분 출전을 기록했다. 출전 경기의 전적은 34승9무32패다. 주장으로도 3경기를 소화했다. 호주아시안컵에서는 최고령 출전 기록을 세웠다. 호주와의 결승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그는 당시 34세 189일이었다. 아시안컵에 출전한 한국 역대 최고령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아시안컵 최다 출전 부문에선 이영표(16경기)에 이어 2위(15경기)에 올라있다.

차두리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와 2010년 남아공월드컵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 등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배번은 22번을 달고 가장 많은 38경기(2010년 남아공, 2011년, 2015년 아시안컵)에 뛰었다. 13년 143일간 국가대표로 활약, 이운재 이동국 김남일 차범근 황선홍에 이어 최장기간 국가대표 활동 6위에 이름이 올랐다.

차두리는 행복한 축구 선수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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