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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오를 김진현, 넘버원 굳히기?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3-30 15:57 | 최종수정 2015-03-31 07:34


◇김진현이 지난 1월 30일 호주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5년 호주아시안컵 결승전 대비 훈련에서 볼을 던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또 다시 제로베이스다.

슈틸리케호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또 한 번 진화했다. 골문도 예외가 아니었다. 호주아시안컵 5경기를 뛰며 준우승에 공헌한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의 자리는 선발이 아닌 벤치였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향해 재출발을 선언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선택한 첫 안방마님은 김승규(25·울산)였다. 김승규는 90분 풀타임을 뛰며 1실점을 기록했으나 안정적인 활약으로 무승부에 기여했다.

그동안 태극전사 골문은 한 명에게만 허락됐다. 필드 플레이어와 다른 특수한 포지션 환경 탓에 매 경기 변화를 주기 어렵다. 때문에 넘버원 골키퍼의 장기 집권을 허락했다. 최인영 김병지 이운재 정성룡으로 이어진 지난 20여년의 한국 축구 골키퍼 계보는 짧게는 3~4년, 길게는 7~8년 간 독주 체제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이 틀을 깼다. '제로베이스의 경쟁'은 골키퍼도 예외가 아니다. 아시안컵에서 깨진 주전공식이 이번 A매치에서 또다시 흔들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벡전을 마친 뒤 실험을 강조하면서 주전 경쟁을 쭉 이어나갈 뜻을 밝혔다. 그동안 슈틸리케 감독은 평가전에서 매 경기 선발 골키퍼를 바꾸는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했다. 로테이션이 이번에도 적용된다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뉴질랜드전 선발 자리는 김진현에게 돌아갈 차례다. 우즈벡전을 통해 김승규의 기량을 확인한 만큼 김진현을 뉴질랜드전 시험대에 올리지 않을 이유는 없다.

김진현의 기량은 호주아시안컵을 통해 입증됐다. 5경기(2실점)에 나서 4경기를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0점대 방어율을 자랑했다.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제공권 장악 능력과 수비 조율 능력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경험과 순간 집중력 부재는 호주아시안컵을 통해 보완했다. 김진현은 올 시즌 J2(2부리그) 세레소 오사카가 치른 3경기 모두 선발로 나서면서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중이다.

김진현은 경쟁에 익숙하다. 호주아시안컵 전까지 그의 자리는 주전과 거리가 멀었다. 정성룡(30·수원) 김승규 등 경쟁자의 늪을 헤쳐 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무릎 연골 제거 수술 뒤 피나는 노력으로 세레소 오사카 주전 자리를 꿰찼고, 슈틸리케호에서도 주전 경쟁에 당당히 참가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쌓은 경험은 경쟁 자신감의 원천이다.

새롭게 펼쳐진 경쟁 무대는 또 한 번의 도약 기회다. 활약 여부에 따라 이번 뉴질랜드전을 통해 경쟁 구도에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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