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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뉴질랜드전]`기차듀오`기성용,"두리형 위해" 그 어느때보다 절실했던 승리

기사입력 2015-03-31 21:51 | 최종수정 2015-03-31 21:51

[포토] 기성용,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가졌다.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양팀이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볼을 다투던 기성용이 패스를 한 후 그라운드에 앉아 있는 모습.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3.27/

"마지막 경기다. 반드시 (차)두리형에게 뉴질랜드전 승리를 선물하겠다."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뉴질랜드전, 태극전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비장했다.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 차두리의 은퇴식 이겨야할 이유는 확실했다.

전반 내내 답답한 흐름이 계속됐다. 뉴질랜드의 강력한 압박에 패스길은 번번이 막혔다. '대표팀의 중심'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더블 볼란치 역할에 머물지 않았다. 중앙에서 거침없이 최전방으로 치고 올라가 패스길을 뚷어냈다. 답답한 흐름속에 기성용은 '해결사'를 자청했다. 미드필더 역할에 머물지 않았다. '원톱' 지동원에게 가는 길을 뚫기 위해 적극적으로 전방으로 치고 나왔다. 강력한 피지컬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냈다. 전반 24분 기성용의 필사적인 다이빙 헤딩 슈팅이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전반 38분 한교원이 얻어낸 페널티킥의 시작점도 기성용이었다. 기성용이 센터서클 정면에서 길게 넘겨준 패스를 한교원이 잡아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았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뉴질랜드 골키퍼의 태클에 한교원이 넘어지자 주심이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의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땅을 쳤다. 후반에도 기성용의 활약은 계속됐다. 중원에서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고, 기회가 생길 때마다 공격작업에 가담했다. 후반 34분 기성용은 거침없이 쇄도하며 전매특허인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왼쪽 골대를 아쉽게 빗나갔다. 서울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메운 선수들이 "기성용!"을 연호했다. 중원과 최전방을 오가는 캡틴의 투혼과 분전은 태극전사들에게 뜨거운 승리의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기성용에게는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경기였다. 기성용과 차두리는 말이 필요없는 막역한 사이다. 스코틀랜드 셀틱 시절 형제의 연을 나눴다. 기성용은 2009년 12월 서울에서 셀틱으로 이적했고, 차두리가 2010년 7월 셀틱 유니폼을 입었다. '기차 듀오'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둘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가족보다 진한 형제애를 쌓았다. 2012년 7월까지 함께 스코틀랜드에서 2년간 동고동락했다. 기성용은 차두리를 향해 "공보다 빠른 선수"라는 찬사를 보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반 42분 차두리를 김창수와 교체했다. 차두리가 기성용에게 캡틴 완장을 물려줬다. '기차 듀오'가 서로를 꼭 껴안았다. 아름다운 이별의 순간이었다.
상암=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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