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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전]김진현-김승규 경쟁구도, 또 흔들릴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3-26 21:18 | 최종수정 2015-03-27 06:58



2015년 호주아시안컵은 태극전사 새 안방마님 탄생을 알린 대회였다.

'3인자'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을 위한 무대였다. 김진현은 조별리그 1, 3차전을 거쳐 8강, 준결승을 넘어 결승전까지 총 5경기에 나서면서 넘버원 골키퍼로 거듭났다. 당초 정성룡(30·수원) 김승규(25·울산)의 빛에 가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김진현의 넘버원 등극은 파격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김진현은 매 경기 눈부신 선방을 펼치면서 슈틸리케호의 준우승에 일조했다.

김진현은 넘버원 굳히기에 도전한다.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이 그 무대다. 3파전이었던 골키퍼 경쟁 구도는 이제 양자대결로 좁혀졌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3월 A매치 2연전에 김진현과 김승규 단 두 명의 골키퍼만 소집했다. 정성룡이 부상으로 올 시즌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쟁구도가 좁혀졌다. 하지만 이들 외에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골키퍼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김진현 김승규에게 갖는 믿음의 방증으로 볼 수도 있다. 두 선수는 2경기에서 각각 새로운 실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우즈벡전에선 김진현이 첫 발을 뗄 것으로 전망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10월 공식 취임 후 치른 5차례 A매치에서 김진현에게 3번이나 골문을 맡기며 신뢰를 드러냈다. 김진현은 아시안컵 5경기서 2실점을 기록하며 0점대 방어율을 자랑했다. 호주와의 결승전 2실점 외에는 4경기 모두 무실점을 기록하며 '한국 수비진의 핵심 전력'으로 꼽힐 정도였다. 결승전 실점 및 준우승으로 빛이 바랬지만, 신들린 선방으로 슈틸리케호를 수 차례 위기에서 구해냈다. 2010년 왼쪽 무릎 연골을 제거하는 수술 뒤 피나는 노력으로 세레소 오사카 주전 골키퍼 자리를 지킨 노력의 결실이었다. 올 시즌 J2(2부리그) 세레소 오사카가 치른 3경기 모두 선발로 나서면서 명불허전의 기량을 입증하고 있다.

김승규의 도전이 만만치 않을 듯 하다. 아시안컵에서 김진현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으나, 올 시즌 울산 돌풍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리그 3경기 내내 신들린 선방으로 팀의 무패 행진에 공헌했다. 이런 상승세가 이번 A매치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태극전사 골문은 단 한 명에게만 허락됐다. 필드플레이어와 다른 특수한 포지션 환경 탓에 매 경기 변화를 주기 어렵다. 때문에 넘버원 골키퍼의 장기집권을 허락했다. 최인영 김병지 이운재 정성룡으로 이어진 지난 20여년의 한국 축구 골키퍼 계보는 짧게는 3~4년, 길게는 7~8년 간 독주체제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이 틀을 깼다. '제로베이스의 경쟁'은 골키퍼도 예외가 아니다. 아시안컵에서 깨진 주전공식이 이번 A매치에서 또 한 번 흔들릴 수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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