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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전]절치부심 김보경, 슈틸리케 감독 사로잡을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3-26 21:31 | 최종수정 2015-03-27 06:58



파란만장한 1년이었다.

김보경(26·위건)에게 2014년은 지우고 싶은 기억이다. 소속팀 문제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말키 맥케이 감독 사퇴 이후 카디프시티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떨어진 경기력은 결국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부진으로 귀결됐다.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발은 무거웠고, 뭔가 보여줄 시간은 부족했다. 고개를 숙인 채 들어선 입국장에선 팬들의 빗발치는 비난 속에 한없이 고개를 숙여야 했다. 다시 돌아간 영국도 여전히 '흐림'이었다. 김보경의 잔류를 원했던 카디프는 정작 그라운드에 나설 기회를 주지 않았다. 선택은 이별 뿐이었다. 이런 가운데 위건 지휘봉을 잡은 맥케이 감독이 손을 내밀었다. 이적 이틀 만에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더니 빠르게 입지를 굳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7일 3월 A매치 소집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보경은 카디프시티에서 출전기회를 얻지 못했으나, 위건에서 주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입지를 다졌다"며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쟁 구도가 녹록지 않다. 슈틸리케호의 2선은 전쟁터다.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 박주호(이상 마인츠) 기성용(스완지시티)에 이재성(전북)까지 경쟁에 가세했다. 위건에서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부여 받은 김보경 입장에선 폭넓은 활동량으로 공수 전반에 기여하던 소속팀에서의 모습을 증명하는 게 가장 큰 무기가 될 전망이다. 선발 욕심을 내기보다 주어진 기회 속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입장이다.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우즈벡전에선 후반 교체 출전이 전망되고 있다.

김보경은 "(슈틸리케호) 첫 소집이라 긴장된다. 나에게 있어 새로운 기회다. 좋은 모습을 보이면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기대반 걱정반이지만 감독님께 눈도장을 찍고 싶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뒤를 돌아볼 시간이었다. 준비가 덜 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경기에 뛰면서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그래서 이번 소집이 더 영광스럽고 새로운 마음가짐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은 쉽지 않고 영광스러운 자리"라며 "경기에 꾸준히 나가다보니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 내 경기를 감독님이 보셨겠지만 눈 앞에서 하는 것은 처음이다. 어떤 선수인지 보여드리고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습득할 수 있도록 그라운드에서 가진 걸 모두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고난의 시간을 보내며 김보경은 한층 성숙했다. 이제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그라운드에 풀어낼 일만 남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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