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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몸살' 김은선-염기훈 위한 수원의 배려, 결과는?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5-03-26 07:49



수원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호주 원정의 여파가 컸다. 왕복 24시간의 장거리 비행이었다. 계절도 겨울에서 여름으로 바뀌어 빠르게 적응해야 했다. 결국 탈이났다. 염기훈 김은선 정대세 조지훈 등 브리즈번 로어(호주)와의 ACL 조별리그 3차전에 나서야 할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대거 감기에 걸렸다. 투혼을 발휘해, 0-2로 뒤지던 경기를 3대3으로 마쳤다. 이석명 수원 단장은 경기 후 지쳐 쓰러진 선수들을 보고 "눈물이 나서 못있겠네"라고 안타까워하며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이틀 휴식 후 나선 성남과의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수원은 호주 원정 후유증을 극복하고 성남을 3대1로 제압했다. 주전 중앙 미드필더인 김은선과 권창훈(23세 이하 대표팀 소집)이 모두 결장하고도 따낸 승점 3점이었다. 그런데 귀중한 승리의 뒤에는 수원 구단 프런트의 배려가 있었다.

시계를 성남전 4일전으로 돌려보자. 브리즈번을 마친 뒤, 수원은 비상이 걸렸다. '주장' 염기훈과 '부주장' 김은선의 몸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다. '캡틴' 염기훈은 경기 전날 심한 목감기에 걸려 말을 할수도 없었다.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도 나서지 못했다. 김은선은 슈틸리케호 승선 소식을 접한 다음 날, 감기에 걸렸다. 둘은 브리즈번에서 투혼을 발휘하며 풀타임을 활약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쓰러졌다. 김은선은 두통과 구토를 동반한 탈진 증세로 응급실에 실려갔다. 호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수원 구단 관계자는 "호주에서 두통이 심해져 은선이가 소리를 지를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했다. 염기훈은 구단 의료진의 치료를 받았다. 하루 뒤,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지만 장거리 비행은 무리였다. 수원 구단의 규정상 선수들은 ACL 조별리그에서는 이코노미석을, 16강 이후부터는 비지니스석을 이용한다. 김은선과 염기훈도 이코노미석에 앉았다. 그러나 이를 지켜본 이석명 단장과 리호승 사무국장이 김은선과 염기훈에게 자신의 비지니스석을 내줬다. "빨리 회복해서 대표팀에 합류해야 한다." 이 단장은 대표팀 발탁의 꿈을 이룬 김은선이 정상적으로 태극마크를 달 수 있게 지원군을 자처했다. 리 국장 역시 염기훈의 성남전 출전을 위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비지니스석 자리를 양보했다.


비지니스석 효과일까. 염기훈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감기 증상이 호전돼 성남전에 정상 출격했다. 그리고 '왼발 마법'을 부리며 2골을 뽑아내 수원에 3대1 승리를 선사했다. 수원 구단 내에서 '비지니스석 효과'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김은선은 여전히 고생 중이다. 귀국 후 병원에서 독감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다. 김은선은 24일 슈틸리케호의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 소집에 응하지 못했다. 25일에도 증세가 여전해 대표팀 합류가 불투명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아직 코칭스태프의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상태를 지켜본 뒤 김은선을 합류시킨거나 대체 선수 발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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