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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의 '메시 감옥 작전'이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전반 초반부터 레알 마드리드의 메시 압박은 결사적이었다. 마르셀루와 세르히오 라모스 역시 쉴새없이 빈 틈을 메꿨다. 사실상 메시가 움직일 공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때문에 이날 전반의 메시는 평소와 달리 매서운 드리블 돌파나 환상적인 키핑, 혹은 수비진을 찢는 패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메시가 그 와중에도 전반 19분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제레미 마티유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것이 사실상 이날의 승부처였다. 경기 결과를 놓고 보면 마티유의 선제골은 레알에게 입힌 치명상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다.
결국 제풀에 지친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들어 크로스와 모드리치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무너졌다. 특히 메시가 중원으로 빠진 선택이 주효했다. 후반의 메시는 자신의 공격보다는 전방의 수아레스와 네이마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친 레알 선수들 사이의 공간은 속절없이 벌어졌고, 수아레스와 네이마르는 메시의 패스를 받아 자유롭게 그 사이를 침투했다. 결국 후반 11분 수아레스의 결승골이 터졌고, 남은 시간 내내 바르셀로나의 우세가 이어졌다. 특히 미드필더로 내려왔음에도 베일의 수비 가담은 절망적이었다.
결국 메시 봉쇄에 모든 것을 걸었던 안첼로티의 전략은 유효했지만, 전반전에 리드를 잡지 못하면서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이날 경기 후 바르셀로나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메시의 위치 이동'에 대해 "메시 스스로의 판단으로 선택한 것이다. 메시는 경기 도중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