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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치명적 실수 2개, 울산 '동해안 더비' 4대2 승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3-15 16:10



"이기고 싶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K리그 클래식 더비 데뷔전 승리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윤 감독은 15일 포항과의 '동해안 더비'를 앞두고 "더비를 첫 경험한다. 선수들도 의욕적이지만 나도 이기고 싶은 욕심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역 시절 좋은 기억을 떠올렸다. 윤 감독은 "이 곳(스틸야드)에서 골을 많이 넣었다. 데뷔전에서도 골을 넣고 이겼고, 나쁜 기억은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의 자신감도 대단했다. 황 감독은 "윤 감독의 현역 시절 얘기는 부천SK 때 아니냐. 결과는 끝나보면 알겠지만, 이기고 싶은건 본인 마음일 뿐"이라며 맞불을 놓았다.

이어 "나는 2013년 결정적인 경기를 해봤다. 신경전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모든 것은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것"이라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윤 감독은 포항의 조직적인 플레이를 경계했다. 윤 감독은 "첫 경기를 했는데 조직적인 움직임 등 내 축구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개개인의 능력도 좋다. 젊은 선수들의 능력도 상당히 좋더라"고 설명했다.

황 감독도 지난 시즌과 달라진 울산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첫 경기를 봤는데 짜임새가 있더라.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상대에 따라 달라지지 않겠냐. 몇 경기를 더 지켜봐야 한다. 그래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148번째 '동해안 더비'는 그렇게 막이 올랐다. 그리고 뚜껑이 열렸다. 그라운드는 전쟁터였다. 기선제압은 포항이 했다. 전반 8분 심동운의 논스톱 중거리 슛이 강력하게 골대로 향했다. 깜짝 놀란 울산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원톱 라자르와 측면 공격수 심동운의 콤비 플레이가 돋보였다. 전반 11분에는 울산의 오른쪽 측면 붕괴한 라자르의 낮은 크로스를 쇄도하던 심동원이 논스톱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포항은 전반 26분 부상으로 교체된 중앙 수비수 김치곤을 빈 틈을 계속해서 파고들었다. 그러나 김승규의 연이은 선방에 막혔다. 그러다 일격을 당했다. 전반 추가시간이었다. 오버래핑을 시도한 울산의 왼쪽 풀백 정동호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제파로프가 왼발 논스톱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포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승부의 추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2분 역습 상황에서 고무열이 중원을 돌파한 뒤 심동운에게 연결, 심동운이 넘어지면서도 끝까지 문전에 있던 손준호에게 패스, 손준호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포항은 순식간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울산에 두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17분 아크 서클에서 마스다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하성민의 발에 맞고 굴절돼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 21분에는 경고누적 결장한 김원일을 대신해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김준수와 골키퍼 신화용의 호흡 미스로 어이없이 울산 공격수 양동현에게 세 번째 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더 이상 잃을게 없는 포항은 박성호와 브라질 출신 티아고를 투입, 공격력을 강화했다. 그 효과가 후반 31분 드러났다. 울산의 왼쪽 측면을 뚫은 고무열의 크로스를 티아고가 골대로 밀어넣었다.

분위기가 절정에 다다른 순간, 포항은 또 다시 치명적 실수로 울산에 분위기를 넘겨줬다. 후반 33분 김신욱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골키퍼 신화용이 공을 잡는 과정에서 뒤로 흘리면서 네 번째 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날 1만7443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틸야드에는 1만9227명의 구름 관중이 운집했다. 그러나 포항의 어이없는 패배에 일찌감치 자리를 뜨는 관중이 보였다.

포항=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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