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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슈틸리케 파격 예고 "나이 중요치 않다, 경기력 우선"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3-04 17:35 | 최종수정 2015-03-05 07:37


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이 휴가를 끝내고 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 달간 달콤한 재충전을 마친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를 관전하며 숨은 유망주 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밝은 표정으로 입국장을 나서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3.04

2015년 호주아시안컵 이후 한 달여 만에 만난 울리 슈틸리케 감독(61)은 콧물을 훌쩍였다. 휴가 기간 감기몸살로 일주일간 고생했단다. 35일간 정성을 쏟아 값진 준우승이란 결실을 맺은 호주아시안컵의 긴장감이 풀리자 몸살이 찾아왔던 것이다. 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슈틸리케 감독은 "휴가를 잘 보내지 못했다. 휴양지의 날씨도 좋지 않았지만, 대회 기간 감기몸살에 걸렸던 선수들처럼 나도 스페인에 도착한 뒤 일주일간 고생했다"며 웃었다.

이제부터 아플 시간이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첫 일정은 '시축'이다. 7일 전북-성남의 2015년 K리그 개막전을 찾아 한국 프로축구의 봄을 알린다. 8일 전북 클럽하우스를 둘러볼 슈틸리케 감독은 전남-제주전까지 관전하고 서울로 돌아온다. K리그 현장은 매주 찾을 예정이다. 이유가 있다. '제2의 이정협'을 찾기 위해서다. 호주아시안컵에서 무명의 이정협(24·상주)을 신데렐라로 키워냈던 슈틸리케 감독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가 아직 개막하지 않았다. 최대한 많은 경기를 관전할 생각이다. 일부 선수들은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시안컵 준비기간이 짧아 이정협밖에 발굴하지 못했다. 그러나 2018년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전까지 시간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또 "고무적인 것은 이정협이 활약해주면서 '제2의 이정협'을 꿈꾸는 선수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미 씨앗을 뿌려놓기도 했다. 호주아시안컵을 떠나기 전 지난해 12월 K리그를 비롯해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에서 활약하는 28명의 태극전사들을 대상으로 경기력을 점검한 바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제주도 전훈 때 지켜봤던 선수들이 있다. 지금 와보니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향후 선수 발탁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파격의 예고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를 발탁할 때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차두리는 서른 다섯 살에도 아시안컵에서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며 "어린 선수라고 해서 활약하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그라운드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마인츠 듀오' 구자철(26)과 박주호(28)의 저조한 출전 시간을 예로 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구자철과 박주호가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일부 선수들을 면밀히 관찰해 명단을 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선수들은 두 차례 예정된 평가전에서 기량을 점검받는다. 슈틸리케호는 우즈베키스탄(27일 오후 8시·대전월드컵경기장), 뉴질랜드(31일 오후 8시·서울월드컵경기장)와 평가전을 치른다. 이 평가전은 6월 11일부터 시작될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시계가 다시 돌아간다.

인천공항=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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