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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상식백과]19. 50년을 이어온 '약물과의 전쟁'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1-25 21:26 | 최종수정 2015-01-27 06:17


◇이라크 미드필더 알라 압둘자흐라(왼쪽)는 지난 23일(한국시각) 이란과의 2015년 호주아시안컵 8강전 직후 1년 전 프로리그 도핑 양성 반응설이 제기되면서 곤욕을 치렀다. ⓒAFPBBNews = News1

이란은 2015년 호주아시안컵 8강 탈락이 결정되자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상대팀인 이라크에 부정선수가 있었다는 게 이유였다. 이란은 '이라크 미드필더 알라 압둘 자흐라가 지난해 도핑(금지약물 복용) 양성반응을 보인 바 있음에도 출전했다'고 이라크의 규정위반을 주장했다. 호주 언론이 이를 보도한 것도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AFC는 25일 긴급 위원회를 통해 사안을 심사했으나, 이란의 제소를 기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란이 발끈하고 나선 금지약물은 축구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축구 도핑의 역사는 반세기에 가깝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부터 도핑테스트를 실시했다. 산소운반능력 강화, 근육 강화, 호르몬 분비촉진 등 경기력에 영향을 끼칠 만한 요소의 약품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까진 경기 직후 팀 별로 출전선수 1명씩을 무작위로 뽑아 도핑테스트를 실시했다. 하지만 2010년 남아공월드컵부터 사전 도핑테스트제를 시행, 23명의 선수 전원이 검사를 받도록 했다. 대회 기간 중에도 1~2명을 골라 금지약물 복용 여부를 가려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샘플은 선수들의 소변으로 채취한다. 그러나 90분을 뛰면서 수분이 부족해지는 선수들에게 도핑테스트는 고역이다. 소변이 나오지 않아 도핑검사실에서 몇 시간씩 물을 들이키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도핑 적발의 후폭풍은 상상 이상이다. 즉각 대회 퇴출 조치 뿐만 벌금, 선수자격 박탈 등의 무거운 징계가 뒤따른다. 축구 도핑 적발의 대표적 사례는 1994년 미국월드컵에 출전한 '신동'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다. 마라도나는 나이지리아와의 대회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클라우디오 카니자의 2골을 모두 도운 뒤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성분인 에페드린이 검출되면서 그대로 대회를 마감했다. 마라도나 이후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본선 출전 선수 중 금지약물 복용 선수는 적발되지 않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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