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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상식백과]16. 승자승과 골득실, 그 차이는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5-01-22 05:38


2000년 시드니올림픽 한국과 모로코의 경기 장면. 박지성과 이천수가 모로코의 엘 무바라키와 경쟁하고 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2승1패를 기록했지만 골득실에서 밀리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AFPBBNews = News1

일본은 20일 요르단과의 2015년 호주아시안컵 D조 3차전을 앞두고 불안해했다. 이미 2승을 거뒀지만 8강 진출을 확정짓지 못했다. 2차전까지 D조 순위는 일본이 2승으로 1위, 이라크가 1승1패로 2위, 요르단이 1승1패로 3위, 팔레스타인이 2패로 4위였다. 만약 일본이 요르단에게 지고 이라크가 팔레스타인에 승리하면 일본, 이라크, 요르단이 2승1패 승점 6으로 동률이 된다. 동률인 팀간 순위를 가리는 방식은 많다. 이번 대회에서는 승자승원칙을 우선으로 한다 .일본과 이라크, 요르단은 서로 물고 물리게 된다. 다음 순번은 해당팀간의 골득실, 다득점 순이다. 그래도 안되면 조별리그 전체 골득실과 전체 다득점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상황에 따라서 일본은 8강 진출에 실패할 수도 있었다. 물론 일본은 요르단을 2대0으로 누르고 3연승을 달리며 조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승자승 원칙은 주로 단기 토너먼트 대회에서 사용한다. 아시안컵이나 유럽선수권대회가 대표적이다. 동률일 때는 양자 대결의 승자가 더 강한 법이기 때문이다.

월드컵과 올림픽은 다르다. 승자승보다도 골득실을 먼저 따진다. 골득실은 1970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첫 선을 보였다. 그 이전까지는 골에버리지(총득점을 총실점으로 나눈 값)를 사용했다. 부작용이 많았다. 각 팀들은 득점 최대화보다는 실점 최소화에 주력했다. 조별리그에서 무실점을 한다면 그 팀의 골에버리지는 무한대(∞)가 된다. 순위 경쟁에 있어서 유리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같은 폐해를 막기 위해 골득실을 도입했다. 더 많은 골을 넣게 하려는 의도였다. 적중했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경기당 평균 득점은 2.78골이었다. 골득실이 도입된 1970년 멕시코월드컵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2.97골로 늘었다.

골득실에 희생당한 경우도 있다. 1970년 멕시코월드컵 2조에서 우루과이와 스웨덴이 1승1무1패로 동률을 이뤘다. 양자간 대결에서는 스웨덴이 우루과이를 1대0으로 눌렀다. 승자승원칙이 우선이었다면 스웨덴이 2차 라운드로 진출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스웨덴은 골득실이 0이었다. +1의 골득실을 마크한 우루과이에게 밀려서 2차 라운드에 나가지 못했다.

한국도 골득실에 아팠던 일이 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이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B조에 속했다. 한국을 포함해 칠레와 스페인이 모두 2승 1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1차전 스페인에게 0대3으로 진 것이 컸다. 한국은 골득실에서 -1을 기록하면서 +4인 칠레, +3인 스페인에게 밀려 조3위를 기록,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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