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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의 분위기가 한층 밝아진 느낌입니다. 호주전 승리로 경기력 비난에서 벗어난 영향이 크겠죠.
한국어를 못하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두리 둘, 두리 둘"이라고 했다네요. 민머리의 대명사인 차두리(35·서울)가 두 명이란 뜻이었겠죠. 김주영은 차두리와 방을 같이 쓰는데요. 차두리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겠죠. 대표팀 고위관계자가 차두리에게 김주영에게 삭발 압력을 넣은 것이 아니냐고 농을 던지자 "아니에요"라며 손사래를 쳤다네요. 이날 공식 훈련을 소화하기 위해 호주 멜버른의 레이크사이드 스타디움에 도착한 김주영은 자신도 민망했나 봅니다. 기자가 사진을 찍으려하자 손으로 얼굴을 가리더라구요. 김주영의 헤어스타일은 훈련장에서도 화제였습니다. 동료들도 훈련 중간 쉬는 시간에 김주영의 민머리를 만지면서 "느낌이 어떠냐"며 웃음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김주영은 왜 삭발을 한 것일까요. 강한 정신력의 발로로 보여집니다. 김주영은 10일 오만전 이후 발등 부상을 했습니다. 발이 퉁퉁 부어올랐죠. 그래도 13일 쿠웨이트전에 뛰겠다고 떼를 썼다고 하네요. 김주영은 조별리그 2, 3차전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이젠 부상에서 100% 회복됐다고 하는데요. 뛰고 싶은 열망이 삭발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시위용'이 아닐까요.
멜버른(호주)=스포츠2팀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