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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컵]한국의 8강 상대, 우즈벡 전력을 살펴보니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5-01-18 21:16


◇사진캡쳐=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

슈틸리케호의 2015년 호주아시안컵 8강전 상대가 우즈베키스탄으로 결정됐다. 우즈벡은 18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렉탱귤러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3대1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우즈벡은 중국(승점9)에 이어 B조 2위(승점 6·2승1패)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한국과 4강 길목에서 만난 우즈베키스탄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1위로 아시아 랭킹 4위다. 우즈벡의 바로 위에 한국(69위)이 있다. 한국이 11번 대결을 펼쳐 8승2무1패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방심이 최대의 적이다. 한국은 최근 우즈벡과 만나면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도 1승1무로 우세를 보였지만 압도하지 못했다. 아시안컵에서도 우즈벡은 공격에 강점을 보였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한국이 공략할만한 약점을 수 차례 노출했다.

우즈벡의 강점은 날카로운 측면 공격이다. 앞선 두 경기에서는 최전방 공격수 세르게프와 측면 공격수 제파로프, 투르수노프 등 경험이 많은 베테랑 공격수들이 공격을 이끌었다. 1,2차전과 달리 사우디전에서는 다른 그림이 그려졌다. 무조건 승리를 해야 8강에 진출하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미르잘랄 카시모프 우즈벡 감독은 사우디전에서 모험에 가까운 선수 기용을 했다. 세르게프와 제파로르, 투르수노프, 카파제 등 핵심 전력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전력은 탄탄했다. 우즈벡은 섀도 공격수인 아흐메도프의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사우디를 요리했다. 중원에서 볼을 돌리다 공간이 벌어지면 측면으로 차분히 배달했다. 카사노프와 라시도프 등이 나선 좌우 측면은 공격은 돌파에 강했다. 이들은 스위칭 플레이보다는 제 자리를 지키며 측면을 확실하게 허무는 날카로운 돌파로 사우디의 수비진을 유린했다. 사우디전에서 나온 두 골 모두 오른 측면 돌파 및 크로스에서 시작됐다. 아흐메도프는 패스의 거리를 조절하며 공격 템포를 조절했다. 특히 사우디의 중원을 아흐메도프와 라시도프, 이스칸데로프가 짧은 삼각 패스로 사우디의 조밀한 수비진을 허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사우디전에서 2골을 뽑아낸 라시도프는 새로운 경계대상으로 떠 올랐다. 한국의 이청용(볼턴)과 비슷한 스타일이다. 공을 잡으면 자유로운 턴 동작으로 상대 수비를 허문 뒤 측면을 헤집고 들어가 크로스까지 연결하는 스타일이다. 라시도프는 전반 2분 사우디의 실수를 틈타 오른 측면을 빠르게 돌파했고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어 후반 34분에는 역습과정에서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쐐기골까지 더했다. 한국전에서는 투르수노프와 선발 자리를 놓고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왼측면 공격수인 제파로프까지 가세할 경우 우즈벡의 양측면 공격은 한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공격루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원의 압박도 돋보였다. 사우디가 공을 잡으면 2~3명이 강하게 압박해 볼을 가로챘다, 역습으로 연결하는 패스 타이밍도 빨랐다. 우즈벡의 중원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원에서의 빠른 볼처리가 필요하다.

수비쪽인 1m90의 장신 수비수인 이스마일로프가 버티고 있다.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우리 공격수들이 그와 공중볼 싸움을 할 경우 승산이 떨어진다. 그러나 우즈벡의 중앙 수비는 전체적으로 발이 느렸다. 사우디의 오밀 조밀한 패싱 플레이에 뒷 공간이 자주 허물어졌다. 페널티박스에서 가하는 압박의 강도가 약했다.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2대1 패스로 상대 수비를 벗겨낸다면 한국이 쉽게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남태희, 이근호 등 활동량이 풍부한 공격수들의 전진 배치가 우즈벡의 수비를 뚫어낼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반 중반 이후 급격하게 떨어지는 체력도 한국의 공략 포인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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