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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팀이 강팀이에요. 경기 잘하는 팀이 강팀이 아니라."
1-2차전 상대적 약체인 쿠웨이트, 오만에 한골차로 신승하면서 경기력, 전술, 컨디션에 대한 우려가 잇달아 불거졌다. 수비는 불안했고, 공격은 답답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스스로 쿠웨이트전 직후 "오늘부로 우승후보가 아니다"라고 단언했을 정도다.
그러나 호주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태극전사들의 투혼은 눈부셨다. 90분의 대혈투가 끝난 후 기성용 등 풀타임을 뛴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그대로 드러누웠다. 자신의 재능을 200% 발산했고, 자신의 에너지를 200% 소진했다. 2경기에서 무려 8골을 몰아친 안방의 호주를 무실점으로 묶어냈다.
특히 '한국이 어거지로 선취골을 우겨넣은 후, 상대팀의 삽질로 무의미한 시간이 경과하고, 경기 후반부 정신차린 상대 선수들의 결정적 찬스를 맞지만, 골키퍼가 갑자기 노이어가 되는 축구'(출처: 네이버 댓글 ID 파울로페레이라', 하드웨어 커뮤니티'쿨앤조이'게시판, ID:힐링당♥말단)라는 한 네티즌의 명쾌한 해석은 큰 호응을 얻었다. 각 축구게시판으로 삽시간에 퍼져나가며 뜨거운 공감을 얻고 있다. 결국 '늪 축구'의 '화룡점정'은 한골 차 승리를 끝까지굳세게 지켜내는 골키퍼 김진현의 '미친' 슈퍼세이브라는 데도 팬들은 절대공감하고 있다.
'늪축구'라는 네이밍과 함께 아시안컵, 슈틸리케호에 대한 축구팬들의 관심과 기대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기는 팀이 강팀이에요. 경기 잘하는 팀이 강팀이 아니라…." 구자철의 호주전 승리후 소감 역시 '늪축구'의 정의와 일맥상통한다. 축구는 결국 결과로 말한다. 8강전 이후, 지지않는 슈틸리케호의 '늪축구'가 앞으로 얼마나 강력한 마성을 발휘할지 축구 팬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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