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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우, 유스팀 코치로 수원 복귀 "지도자로 인정받고 싶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5-01-07 06:36



5년만에 다시 입은 푸른 유니폼이다. '시리우스' 이관우(37)가 수원 삼성의 12세 이하 유스팀 코치로 변신해 수원과 재회했다.

2010년 시즌을 끝으로 수원과 이별한지 5년만이다. 수원을 떠난 이후 2년 가까이 개인사업을 한 그는 2013년 싱가포르 홈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2년간 현역 생활을 이어왔다. 후회 없이 땀을 흘렸고, 2014년을 끝으로 미련없이 현역의 옷을 벗었다.

쉴 틈도 없다. 그는 2015년 수원에서 '제2의 축구인생'을 펼치게 됐다. 1월 2일 수원의 12세 이하 팀 코치로 부임했다. 수원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수원의 품으로 이끌었다. "싱가포르에서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제 지도자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데니스(전 수원 미드필더)가 12세 이하 선수들을 가르치다 러시아로 떠나면서 자리가 비게 돼 코치직을 맡게 됐다. 수원에 돌아오고 싶었다. 선수로 돌아오니 못하니 지도자로 돌아오게 됐다. 지도자 인생을 꼭 수원에서 시작하고 싶었다." 수화기 넘어 들려오는 이관우의 목소리는 '이제 집으로 돌아왔다'는 듯 평온했다. 강경훈 감독을 보좌하는 이 코치는 5일부터 팀의 창원 전지훈련을 이끌고 있다.


사진제공=이관우
화려했던 선수 생활은 머릿속에서 지웠고, 현역 생활에 대한 미련은 깨끗하게 털어냈다. 그는 1990년대 후반부터 각급 대표팀을 거쳐 2008년까지 국가대표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K리그에서 11시즌을 뛰며 33골-33도움(251경기 출전)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스포츠조선과 만난 이관우는 "수원에서 40-40클럽(40골-40도움)에 가입하고 싶었다"며 현역 생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었다. 그러나 4년만에 그는 마음의 짐을 덜어냈다. 싱가포르 생활이 '힐링'이 됐다. "싱가포르에서 재미있는 축구 인생을 보냈다. K리그에서 40-40을 하지 못했지만 싱가포르 생활까지 더하면 50-50을 넘어섰다. 싱가포르에서 2년 동안 팀의 전경기를 다 뛰며 미친 듯이 축구만 했다. 현역 생활에 대한 미련은 없다." 2013년 홈 유나이티드에서 14골(컵대회 포함)을 넣은 그는 그 해 팀을 리그 준우승으로 이끌고 '올해의 선수(MVP)'에 선정됐다. 2시즌동안 우승 1회(컵대회), 준우승 2회(컵대회, 리그)를 이끌며 마지막 현역의 불꽃을 태웠다. 싱가포르에서 기록한 공격 포인트만 50여개에 이른다.

머릿속에는 제2의 인생으로 가득했다. 코치로 부임한 지 일주일, 그의 '지도 철학'은 이미 확고히 섰다. 그는 "내가 초등학생 시절에는 지는게 무서워서 뛰었다. 이제는 이기는 것보다 경기장에서 어린 학생들이 즐겁게 뛰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다. 수원 12세 이하 팀이 지난해 6개 대회 중 5개 대회에서 우승을 해 부담감이 있지만 애들이 잘 따라주니 재미있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소년팀에 지도자로 참고할 좋은 자료들이 많다. 차근차근 공부하면서 한 단계씩 올라가고 싶다. 올해는 내 자리에서 지도자로 인정을 받는 게 목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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