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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34·서울)의 마지막 여정이 시작됐다.
그는 2001년 11월 8일 세네갈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 등 두 차례 월드컵 무대를 누볐다. 4강 기적과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일궈냈다. 브라질월드컵 후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그러나 만감이 교차했다. "고참은 경기력이 안되면 결국 팀에는 짐이다. 경기장 안에서 100%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태극마크가 선수 생활 연장에 동기부여가 될 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고민의 흔적이다.
최근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면담 후 결론을 내렸다. 그는 내년 1월 호주아시안컵 후 대표팀에서 은퇴하기로 했다. 후배들을 향한 사랑은 더 컸다. 차두리는 "어린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그러나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치면 다음 시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로가 조금씩 조심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소속팀에서 잘했기 때문에 뽑힌 것이다. 아시안컵 대표로 선발되지 않더라도 대표팀은 계속된다. 월드컵 예선도 있다. 다들 본인의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인 만큼 큰 꿈을 가지고 이번 전지훈련에 임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차두리의 존재가 든든하다. 채찍과 당근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전훈 참가가 그에게 아시안컵 출전의 보증수표는 아니다"라며 "차두리 역시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위해 뛰어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그가 이번 전훈을 통해 아시안컵에서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했다.
차두리는 아시안컵을 끝으로 A대표팀에서 은퇴하지만 소속팀인 FC서울과는 1년 재계약을 할 계획이다. 재계약은 이미 합의를 했고, 현재 세부계약을 조율중이다. 차두리는 대표팀에서 해피엔딩을 꿈꾸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