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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성남의 마지막 우승컵 전쟁, 1등만 기억된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11-18 07:26


2014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성남FC와 FC서울의 경기가 1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경기전 성남FC 김학범 감독이 FC서울 최용수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성남=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9.10/

올시즌 마지막 우승컵의 주인이 결정된다.

FC서울과 성남FC가 23일 오후 2시15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A컵 결승전을 치른다. FA컵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총 망라해 한국 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대회다. 서울은 인천→포항→부산→상주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유일하게 클래식 팀들과 대결했다. 인천, 부산과는 연장, 포항과는 연장에 이어 승부차기까지 벌였다. 성남은 대구FC→광주FC(이상 챌린지·2부 리그)→영남대를 제압한 후 4강전에서 이변을 연출했다. 강력한 우승후보 전북과의 원정경기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득점없이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했다.

FA컵 최대 매력은 역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이다. 1장은 우승팀에 돌아간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이미 FA컵 결승전에서 올시즌의 모든 것을 걸겠다고 선언했다. 데얀과 하대성이 떠난 서울은 올시즌 초반 정규리그 11위로 떨어지는 등 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졌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종착역에서 부활의 날개를 활짝 폈다. 2라운드를 남겨놓고 있는 정규리그는 4위(승점 54)에 포진해 있다. 3위 포항(승점 57)과의 승점 차는 3점이다.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ACL에선 K-리그팀들 가운데 유일하게 4강에 올랐다. FA컵에서는 16년 만의 결승행에 성공했다. 단 한 고개만 남았다. FA컵 우승컵에 입맞춤하면 화려한 마침표다.

서울은 16일 울산에 2-0으로 리드하다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 감독은 "긴장 모드다. FA컵 우승컵을 갖기 위해서 느슨함은 최대의 적이다. FA컵 결승전은 우리의 모든 자존심을 건 총력전이 될 것이다.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성남은 김학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 이미 4강에 올라있었다. 전북을 넘으며 피날레 무대에 올랐다. 성남은 강등 전쟁의 중심에도 서 있다. 승점 34점으로 11위다. 이대로면 챌린지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10위 경남(승점 36)과의 승점 차는 2점이다. 12위 상주(승점 31)와는 3점 차다. 최하위는 챌린지로 직행한다. 김 감독은 "FA컵 보다는 강등 전쟁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겉과 속은 다르다. 김 감독은 2일 서울-전북, 9일 수원-서울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서울을 깰 비책을 찾느라 동분서주했다. 성남도 마지막 3연전이 클라이맥스다. 서울과의 FA컵 결승전에 이어 26일 인천, 29일 부산과 강등 전쟁을 벌인다. 김 감독은 "선수들 체력이 많이 좋아졌지만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FA컵 결승전을 치르기전까지 체력을 잘 비축한 뒤 남은 3경기에서 총력을 펼치겠다"고 했다.

김 감독과 최 감독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사제의 정을 나눴다. 김 감독이 코치, 최 감독은 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18년이 흘러 벤치에서 우승컵을 다투게 됐다. 단판 승부는 변수와의 싸움이다. FA컵은 순위도 없다. 어느 팀이 더 절박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FA컵 결승전, 2등은 잊혀진다. 역사는 1등만 기억한다. 운명의 한 주가 시작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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