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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마지막 우승컵의 주인이 결정된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이미 FA컵 결승전에서 올시즌의 모든 것을 걸겠다고 선언했다. 데얀과 하대성이 떠난 서울은 올시즌 초반 정규리그 11위로 떨어지는 등 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졌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종착역에서 부활의 날개를 활짝 폈다. 2라운드를 남겨놓고 있는 정규리그는 4위(승점 54)에 포진해 있다. 3위 포항(승점 57)과의 승점 차는 3점이다.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ACL에선 K-리그팀들 가운데 유일하게 4강에 올랐다. FA컵에서는 16년 만의 결승행에 성공했다. 단 한 고개만 남았다. FA컵 우승컵에 입맞춤하면 화려한 마침표다.
서울은 16일 울산에 2-0으로 리드하다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 감독은 "긴장 모드다. FA컵 우승컵을 갖기 위해서 느슨함은 최대의 적이다. FA컵 결승전은 우리의 모든 자존심을 건 총력전이 될 것이다.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겉과 속은 다르다. 김 감독은 2일 서울-전북, 9일 수원-서울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서울을 깰 비책을 찾느라 동분서주했다. 성남도 마지막 3연전이 클라이맥스다. 서울과의 FA컵 결승전에 이어 26일 인천, 29일 부산과 강등 전쟁을 벌인다. 김 감독은 "선수들 체력이 많이 좋아졌지만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FA컵 결승전을 치르기전까지 체력을 잘 비축한 뒤 남은 3경기에서 총력을 펼치겠다"고 했다.
김 감독과 최 감독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사제의 정을 나눴다. 김 감독이 코치, 최 감독은 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18년이 흘러 벤치에서 우승컵을 다투게 됐다. 단판 승부는 변수와의 싸움이다. FA컵은 순위도 없다. 어느 팀이 더 절박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FA컵 결승전, 2등은 잊혀진다. 역사는 1등만 기억한다. 운명의 한 주가 시작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