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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34·서울)의 클래스는 특별했다. 생애 세 번째 주장 완장을 찬 그의 전반 45분은 완벽했다.
차원은 또 달랐다. 4-2-3-1에서 전반 4-1-4-1 시스템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박주영(알 샤밥)이 원톱으로 출격한 가운데 김민우(사간 도스)와 한교원(전북)이 좌우 측면에서 포진했다. 남태희(레퀴야)와 조영철(카타르SC)이 중앙 미드필더로 박주영의 뒤를 받쳤고, 한국영(카타르SC)이 수비형 미드필더에 섰다. 박주호(마인츠)와 차두리가 좌우 측면 수비,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중앙 수비수로 호흡했다. 골문은 정성룡(수원)이 지켰다.
자칫 흔들릴 수 있었다. 차두리가 구심점이었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운 오버래핑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이날은 자로 잰듯한 로빙 패스도 압권이었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도는 공격수들에게 쉴새없이 패스를 연결했고, 단 한 차례도 오차가 없었다.
이날 고국에선 최용수 서울 감독이 차두리에 대해 특급 칭찬을 했다. 울산전 미디어데이 참석한 그는 "차두리를 보면 축구를 처음 시작하는 것처럼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열정과 투혼을 끊임없이 가져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평범한 선수가 아닌 특별한 선수가 된 것 같다"며 "내 마음 같아서는 은퇴 시기를 조금 더 늦췄으면 한다. 물론 본인의 상황이 있으면 그 선택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나이가 무색하다. 차두리는 현재가 전성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