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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어색한 남북감독 동석, '표정관리 VS 불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10-02 23:59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일 인천문학축구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축구결승전에서 북한을 상대로 승리하고 이광종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10.02/

어색한 동석이었다.

36년 만의 아시안게임 결승 남북대결의 주연은 대한민국이었다. 대한민국이 2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북한을 1대0으로 제압하며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1970년(방콕)과 1978년(방콕) 대회에서 공동 우승했다. 1986년(서울)에는 사상 첫 단독우승의 환희를 일궈냈다. 그러나 이후에는 단 한번도 결승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1990년 베이징(3위), 1994년 히로시마(4위), 2002년 부산(3위), 2006년 도하(4위), 2010년 광저우(3위) 대회에선 4강에서 멈췄다. 1998년 방콕에선 8강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돌고, 돌아 인천에서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28년 만의 환희였다. 금자탑은 또 있었다. 4차례 아시안게임을 제패한 한국 축구는 최다 우승팀인 이란(4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반면 북한의 경우 아시안게임 결승에 오른 것은 1990년 베이징 대회(준우승) 이후 24년 만이었다. 우승은 1978년이 마지막이었다. 36년 만의 꿈은 대한민국에 가로막혔다.

시상식이 열린 후 이광종 감독과 북한의 윤정수 감독이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 감독은 표정관리를 했다. 반면 윤 감독은 불만이 가득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 28년 만에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 주고 싶다. 북한하고 재밌는 경기를 했다." 미소를 감췄다. 이 감독의 간단한 소감 후 윤 감독이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 연장전까지 치른 우리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최대 정신력과 최대 체력을 발휘했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그리고 심판판정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이라크전에서 페널티킥도 주지 않고, 뚱딴지 같이 퇴장만 시켰다. 오늘 경기도 부심이 깃발을 들면 서 있기 마련인데, 깃발을 든 후 주심을 보고 다시 내렸다. 주최국이라고 봐주면 안 된다. 공정한 심판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기자회견장에서 윤 감독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취재진은 없었다.

이 감독은 연장 후반 김신욱 카드를 마침내 꺼냈다. 그는 "지켜보면서 8강, 4강전 상황에 따라 후반 조커로 생각했다. 그러나 계속 파악한 결과, 상태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래도 결승전에 도움을 줬기에 만족한다"고 했다.

이광종호는 7전 전승, 13득점-무실점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 수비는 만점이었지만 골결정력은 아쉬움이 조금 남았다. 그는 "사실 골결정력에 대해 많이 고심했다. 김신욱을 와일드카드로 뽑았지만 여의치 않게 부상을 했다. 득점 찬스는 많이 있었지만 문전에서의 침착함, 센스는 부족했다"고 인정한 후 미소를 지었다.

이젠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이 감독의 1차 계약기간은 인천아시안게임까지다. 성적에 따라 리우까지 연장된다. 재계약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는 "리우는 생각 안해봤다. 당분간 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천=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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