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천AG]1승1무1패 '백중세', 男축구 남북대결 스토리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10-01 06:24


30일 오후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축구 남자 4강 한국과 태국의 경기가 열렸다. 2대0으로 승리하며 결승행이 확정, 북한과 금메달을 다투게 됐다. 경기뒤 한국 선수들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인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아시안게임에서의 남북대결은 3차례였다.

1978년 12월 20일, 태국 방콕에서 남북축구가 정면 충돌했다. 냉전의 절정, 함께 웃을 수가 없었다. 그라운드는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결과는 0대0 무승부였다. 승부차기가 없던 시절이라 공동 금메달이라는 사이좋은 결과로 막을 내리는 듯 했다. 그러나 시상대에서는 장외 신경전이 펼쳐졌다. 먼저 시상대에 선 북한 주장 김종민이 뒤이어 자리하려던 한국 주장 김호곤이 올려서려는 순간 엉덩이를 슬쩍 갖다대 넘어뜨렸다. 큰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었지만, 결국 어색한 어깨동무로 후일을 기약했다.

이후 26년 간 남북 축구는 다른 길을 걸었다. 2006년 12월 9일, 카타르 도하에서 또 다시 만났다. 메달권 진입을 눈앞에 둔 8강전이 주무대였다. 양보 없는 혈투는 동색이었다. 김치우와 염기훈, 정조국의 연속골을 앞세운 3대0 승리로 막을 내렸다. 전반 31분과 34분 연속골이 터지면서 점수차가 벌어졌고, 후반 11분 쐐기골까지 터지면서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북한 입장에선 일본전에서 퇴장 당해 벤치를 지키지 못한 이정민 감독의 부재가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국도 웃진 못했다. 북한을 잡은 뒤 가진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 0대1로 패한데 이어, 이란과의 동메달결정전에서도 지면서 노메달에 그쳤다. 지휘봉을 잡았던 핌 베어벡 감독은 십자포화를 당해야 했다.

4년 뒤인 2010년 11월 8일 중국 광저우에서 또 한 번의 아시안게임 남북대결이 펼쳐졌다. 앞선 두 차례 승부와 달리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맞닥뜨렸다. 전반 36분 터진 리광천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킨 북한이 승리를 안았다. 하지만 남북 모두 복병 아랍에미리트(UAE)에 덜미를 잡혔다. 북한은 8강 승부차기에서, 홍명보호는 연장 접전 끝에 패배의 아픔을 맛봤다. 그러나 UAE는 결승에서 일본에 패해 은메달에 그쳤다.

3대회 연속 남북대결, 36년 만에 최고의 잔칫상이 펼쳐졌다. 90분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엇갈릴 희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