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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 챔피언-비챔피언 나누는 이유는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8-25 17:12 | 최종수정 2014-08-26 07:03


빌바오와 나폴리의 격돌. ⓒAFPBBNews = News1

유럽챔피언스리그(UCL) 플레이오프 2차전이 27일과 28일 열린다. 유럽 최고 32개팀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마지막 관문이다. 통과팀은 본선 조별리그에 합류한다.

플레이오프 제도는 2009~2010시즌 도입됐다.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의 묘수였다. 조금 더 다양한 팀들의 본선 조별리그 진출을 위해서였다. 이전까지는 1~3차 예선을 통해 본선 조별리그 진출 10개팀을 걸러냈다. 이들 10개팀은 미리 본선 조별리그에 올라가 있는 22개팀과 함께 16강 진출을 놓고 경쟁했다.

문제는 예선전에서 각 팀들간 전력 차이가 크다는 점이었다. 각 예선별로 무작위 추첨을 진행했다. 강팀과 약팀이 맞붙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대부분 상위 리그 소속팀들이 본선에 나갔다. UCL은 빅클럽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을 받았다.

UEFA는 예선 제도를 손질했다. 1~3차 예선 이후 플레이오프를 하나 더 덧붙였다. 3차예선부터는 팀들을 두갈래로 나누었다. 챔피언조와 비챔피언조였다. 전력이 떨어지는 하위리그 챔피언들은 챔피언조로 들어갔다. 비챔피언조에는 빅리그 3~4위권 팀들이 속했다. 수준이 비슷한 팀들끼리 홈앤드어웨이 플레이오프를 펼치게 했다.

덕분에 하위리그의 챔피언들도 유럽 명문 클럽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2012~2013시즌 바테 보리소프(벨라루스)나 노르셀란(덴마크), 2011~2012시즌 오첼룰 갈라치(루마니아), 빅토리아 플젠(체코) 등의 팀들이 자신의 기량을 과시했다. 특히 바테 보리소프의 선전은 놀라웠다. 2012~2013시즌 F조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3대1로 승리했다. 당시 독일 현지 언론들은 충격의 패배를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동시에 플라티니 회장의 미소를 싣기도 했다. 2011~2012시즌에는 아포엘 니코시아가 8강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들이 본선 조별리그에 나가면서 해당 국가에서도 UCL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시장 자체가 더욱 넓어졌다.

또 다른 효과는 박진감이다. 비챔피언조에서는 플레이오프부터 빅뱅이 생겼다. 2012~2013시즌 브라가와 우디네세의 플레이오프는 승부차기까지 갔다. 이번 시즌의 경우에는 터키의 강호 베식타스와 아스널이 격돌한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강호 나폴리와 아틀레틱 빌바오도 맞부딪힌다. 릴과 포르투, 레버쿠젠과 코펜하겐의 경기도 볼만하다.

UCL의 범위를 확장하고 더욱 박진감 넘치게 하기 위해 택한 플라티니 회장의 묘수는 현재까지 성공적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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