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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정말 28년간 이어진 악령을 끊어야 한다."
다시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다. 축구계가 똘똘 뭉칠 차례다. 특히 최 감독의 마음가짐은 더욱 그렇다. '미안함' 때문이다. 최 감독은 "28년간 우승하지 못한건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 나도 범인이다. 2002년에 박항서 감독과 함께 나서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고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직후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최 감독은 수석코치로 최진한 코치(현 부천 감독), 김현태 골키퍼 코치(현 FC서울 스카우트 팀장)와 함께 박항서 감독(현 상주 감독)을 보좌했다. 한국은 몰디브, 오만, 말레이시아에 3연승을 거두고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8강에서도 바레인을 제압했다. 그러나 4강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란과 0대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했다. 안방에서 당한 패배에 선수와 코칭스태프, 팬 모두 망연자실했다. 특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면제를 노리던 선수들의 충격이 컸다. 눈물 바다였다. 최 감독은 "이란전이 끝난 뒤 라커룸에 들어가려는데 선수들이 다 울고 있었다. 차마 라커룸에 들어가지 못했다. 결국 내가 10여명의 선수들을 군대로 보냈다"고 했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이동국을 비롯해 김용대(서울), 김두현(수원) 박용호(부산) 등 12명의 태극전사들은 2002년 이후 차례대로 입대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