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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가 오고갔다. '묘한 기류'가 있었다. 서로의 바람은 다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손흥민(22)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출전은 여전히 불투명했다.<스포츠조선 7월 29일자 단독보도>
하지만 '고용주 '인 레버쿠젠은 달랐다. 입장을 유보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의 기자회견 내내 레버쿠젠은 사회자를 통해 "내일 열리는 경기에 대해서만 질문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럼에도 아시안게임에 대한 질문이 계속 나왔다. 로거 슈미트 감독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필요했다. 그러자 함께 자리했던 언론 담당관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아직 팀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내일 경기에 대해서만 질문해달라"고 다시 요청했다. 표면상 '유보'였지만 사실상 내보낼 뜻이 없다는 뜻이었다.
이런 상황이 되자 손흥민도 웅크러들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을 향해 다시 한 번 아시안게임 관련 질문이 날아들었다. 손흥민은 언론 담당관의 눈치를 살폈다. 언론 담당관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그는 "소속팀이 차출을 허용한다는 전제하에서 이야기하겠다"면서 "나간다면 경기장 안에서 100%를 쏟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28년 만의 금메달을 노리는 이광종 인천아시안게임대표팀 감독은 손흥민의 합류가 절실하다. 실력이나 경험 측면에서 최고의 킬러다. 그러나 칼자루는 레베쿠젠이 쥐고 있다.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의무차출 대회가 아니다. 레버쿠젠은 규정상 대한축구협회의 차출 요청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시선이 엇갈렸다.
상암=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