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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혈투였다.
물고 물리는 혈투였다. 포항이 후반 11분 김형일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45분 윤주태가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서울이 연장 후반 8분 고광민의 역전골로 승부를 가져가는 듯 했으나, 연장 후반 15분 강수일이 동점골을 얻는 등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하지만 벤치에서 이를 바라보는 최 감독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갈 만했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역전골 뒤) 승부가 그대로 끝날 것으로 생각했다. 연장 후반 동점골, 이게 스토리가 되는 것 같다. 정말 힘든 승부였다"며 "선수들이 포항전을 앞두고 늦게까지 승부차기 훈련을 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고마운 부분이다. 승부차기에서 패하더라도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었다. 포기하지 않는 놀라운 투혼, 베테랑의 경험을 이어받은 어린 선수들의 성장세를 볼 수 있었다"고 제자들을 칭찬했다. 특급 활약을 펼친 교체 선수 중 윤주태를 지목했다. 최 감독은 "팀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겉멋이 들어 있었다. 분데스리가를 좀 경험했다고 해서 우쭐했다. 기회를 줄 수 없었다"며 "최근 상당히 굶주린 상황이었다. 중요한 경기에서 득점을 해줬다. 윤주태는 윤상철 선배 못지 않은 위치 선정 등이 강점이다. 좀 더 성장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우리 팀에는 기회를 잡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는 선수들이 많다"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서울의 승리로 다가오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은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서울과 포항은 ACL 8강전에서 외나무 다리 승부를 펼쳐야 한다. 극적인 승리를 거둔 서울의 충천한 사기가 ACL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오늘 승리하긴 했지만, 부족한 점이 많았다. 선수들이 착각하면 안된다. 이럴 때 개선점을 빨리 알아야 한다"며 "ACL은 다르게 준비해야 한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암=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