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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날레는 화려했다.
클로제는 지난달 22일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15호골을 기록, 호나우두와 타이를 이뤘다. 호나우두도 '반색'했다. 골을 터트리자 재빨리 트위터에 '(월드컵 최다 골) 클럽 가입을 환영한다고'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호나우두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는 독일의 핵심 미드필더인 마르코 로이스가 부상으로 출전이 좌절되자 "로이스 대신 클로제가 부상을 당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기록에 대한 집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브라질은 클로제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다. 결국 세상을 바꿨다. 월드컵 공동 최다득점자에서 '공동'이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클로제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5골을 넣으며 팀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헤딩으로만 해트트릭을 만들었다. 타깃형 스트라이커로는 큰 키가 아닌 1m84에도 불구하고 고공 폭격기라는 훈장을 단 이유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5골을 작렬시키며 득점왕에 올랐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도 클로제는 건재했다. 4골을 넣으며 골폭풍을 이어나갔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2골을 추가, 대기록을 완성했다.
19세까지 목수 일을 병행하면서 독일 7부리그에 있는 아마추어 팀인 블라우바흐에서 뛰었다. 동네에서 볼 좀 차는 아마추어 선수에 불과했다. 재능은 뒤늦게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1998년 5부 리그의 홈부르크로 이적했고 불과 1년뒤 3부 리그 카이저슬라우테른 2군 소속으로 신분이 수직 상승한다. 2000년 1군으로 발탁돼 꿈에서만 그리던 분데스리가 무대를 밟은 클로제는 2시즌 동안 27골을 터뜨리며 단숨에 독일 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브라질에서 클로제는 결국 대기록을 썼다. 그는 이날 개인 통산 24번째 월드컵 경기에 출전했다. 로타어 마테우스(독일·25경기)에 이어 역대 최다 출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월드컵 역사에서 클로제라는 이름은 지워지지 않는다. 브라질월드컵이 빚은 작품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