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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사퇴였다.
그러나 '원칙론'을 꺼내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설득에 뜻을 접었다. 4시간에 걸친 면담 끝에 계약기간을 지키기로 했다. 홍 감독은 내년 1월 호주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지휘하기로 했다. 허 부회장은 "지금 당장 대표팀 감독을 그만두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월드컵이란 큰 대회를 준비하면서 축구협회의 책임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홍 감독이 사퇴의사를 강경하게 내비쳤지만, 회장님께서 설득하셨다. 홍 감독도 책임감을 가지고 헌신하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류가 바뀌었다. 왜 홍 감독은 사퇴카드를 꺼내들었을까. 그는 꿋꿋이 버티려고 했다. 축구 문제라면 모든 것을 감수하려고 했다.
그러나 가정사의 문제가 불거지자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다며 고민을 시작했다. 7일 사표를 던지려고 했다. 그러나 주위의 만류로 생각하는 시간을 더 가졌다. 하지만 사회적 비난 분위기에 동력을 잃었다.
태극전사들도 사사건건 도마에 오르며 지탄을 받았다. 논란, 논란의 연속이었다. '협박'도 끊이지 않았다. 매일, 매일이 상처였고, 지옥이었다. 홍 감독은 끝내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