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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의 눈이 한 곳에 쏠렸다.
코스타리카는 인구 약 470만명에 불과한 소국이다. 하지만 축구를 향한 열정이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통계에 따르면 총 선수가 108만명(정식등록 5만명), 클럽이 254개에 달한다. 프로에선 1부 12팀, 2부 18팀이 매년 승강제를 펼치고 있다. 뿌리가 튼튼하니 인재들도 곳곳에 나오고 있다. 온두라스, 멕시코 등 주변 국가들이 국내파 일색인 반면, 코스타리카는 이번 브라질월드컵에 나선 23명의 선수 중 해외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14명이다. 이들 중에는 골키퍼 키오르 나바스(레반테)와 수비수 주니오르 디아스(마인츠05), 브라이언 루이스(PSV에인트호벤) 등 실력을 인정받아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도 있다.
대회 전까지 코스타리카는 D조의 1승 제물 쯤으로 여겨졌다. 32개국 중 전력 면에선 최하위급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호르헤 핀투 감독의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력과 각 포지션 별로 자리를 잡고 있는 베테랑 선수들의 힘은 예상을 비웃어버렸다. 그리스전에서는 후반 중반 1명이 퇴장 당한데 이어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내주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가 기어이 승리를 거두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멕시코와의 16강전에서 부진 끝에 간신히 역전승을 한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도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핀투 감독은 그리스전을 마친 뒤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 믿을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 팀과 국가 전체에 중요한 승리였다"며 "우리는 역사를 만들고 있다. 우리가 해낸 것들은 아름다운 것이고, 이 승리는 코스타리카의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네덜란드가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 돼야 한다. 우린 아직 배가 고프다"면서 8강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