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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서정원 대담]월드컵이 K-리그에게 던진 화두는?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6-30 06:33



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오늘이다. 많은 문제점들이 쏟아졌다. 세계 축구에서 배울점도 많았다. 문제점 보완과 학습에 대한 활발한 논의는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다.

논의의 장은 K-리그가 되어야 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스포츠조선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최용수 FC서울 감독과 서정원 수원 감독에게 그 길을 묻었다. 서울과 수원은 K-리그의 얼굴이다. 두 구단이 K-리그의 미래다. 브라질월드컵은 두 감독에게 어떤 화두를 던졌을까.

-세계 축구의 흐름이 또 달라졌다. K-리그가 배워야 할 전술적 흐름은.

(최용수 감독, 이하 최)현대 축구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이제는 국가마다 세트피스나 볼점유율, 공수전환을 위한 개인 능력, 기술, 파워 등을 모두 갖췄다. 어느 팀이 역습에 파괴력을 보유하고 있느냐가 큰 변수로 떠올랐다. 결정력을 높이는 기술에서 전술 하나만 갖고는 답이 안 나온다. 축구 전술도 90분 동안 팔색조처럼 변해야 한다. 실패할 수도, 성공할 수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2~3가지시스템은 갖고 있어야 된다. 팬들에게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다양한 전술 카드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서정원 감독, 이하 서)스리백 접목을 한 번 고민해볼만하다. 이번 대회에 나온 스리백은 예전처럼 수비에만 중점을 둔 것이 아니다. 공격과 수비를 함께 다 끌어올릴 수 있는 스리백이다. 중원과 측면을 막아서 상대팀의 전력을 최소화한 뒤 카운터 어택을 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아마도 많은 팀들이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나 역시 올 시즌 시작 전 잠시 접목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마땅한 자원이 없어서 실전에는 쓰지 못하고 있다.

-K-리그 선수들이 본받아야 할 점은 무엇인가.

(서)사실 우리 대표팀도 그렇고 K-리그 선수들도 그렇고 '체력'을 보완해야 한다. 또 체력이야기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 축구의 최대 강점은 체력이었다. 상대보다 많이 뛰고 넓게 뛰었다. 기술 부족도 모두 체력으로 메웠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상황이 바뀌었다. 2002년 이후 한국 축구는 기술을 중시했다. 그 결과 이번 월드컵도 그렇고, K-리그도 그렇고, 선수들의 기술적인 수준은 상당히 올라왔다. 반면 우리의 강점인 체력과 활동량을 죽이고 말았다.


(최)볼을 빼앗기면 포지션간에 콤팩트한 대형이 유지돼야 한다. 그래야 수비시에는 공간을 허용하지 않고, 공격시에는 볼을 줄 때가 많아진다. 패스 방향성이 광범위해 진다. 이제는 개인 능력을 최대한 끄집어내면서 팀이 정한 컨셉트에서 흡수력이 빨라야 된다. 역습을 하면서도 생각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역습의 방향성도 달라졌다. 단순한 역습과는 차원이 다르다. K-리그의 역습은 밋밋했다. 수비를 할때부터 역습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 볼을 잡았을 때 생각하면 늦다. 지능과 판단의 속도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 그 다음, 다음 상황까지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는 알면서도 당한다.

-K-리그 선수들이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할 부분은.

(최)어차피 축구는 1대1 싸움이다. 1대1에서 상대를 제압해야 찬스를 만든다. 축구는 숫자, 공간 싸움이다. 부담되는 공간에서 수적 우위에 있으면서 기술과 파워, 상황 판단 능력을 발전시켜 나가야 된다. 이제는 자신감, 정신력만 강조하는 시대는 지났다. 소프트웨어에서 중요성을 더 알아야 된다. 기술도 디테일해 져야 하고, 위기 의식도 가져야 된다.

(서)개인적인 능력을 키우는 것은 기본이다. 프로 선수로서의 마인드도 중요하다. 자신의 연봉이 누구로부터 나오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팬들의 주머니에서다. 그걸 알고 있다면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더욱 노력을 할 수 밖에 없다. 그와 동시에 선수들뿐만이 아니라 K-리그 구성원들 모두 리그 전체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K-리그가 활성화된다면 리그의 수준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더 많은 선수들이 들어오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K-리그 선수들도 더 많이 월드컵에 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K-리그가 살아야 된다. 축구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최)올림픽과 월드컵은 차원이 다른 무대다. 이상과 현실에서 이야기를 해줬어야 했다. 한국 축구는 과도기다. 월드컵을 통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모두 '오픈'됐다. 이 부분은 긍정적이다. 지금 고민을 해도 우리가 16강에 올라갈 수 없다. 다음 대회의 준비를 잘해야 한다. 결국 K-리그의 중요성을 느꼈으면 한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주말에 축구를 볼 수밖에 없는 함정에 빠져있다. 축구에 사랑이 있다. 그들의 파워다. 월드컵에서 환희를 만끽하기 위해서는 K-리그에 지속적인 힘을 불어넣어줘야 된다. K-리그의 무관심은 암울한 한국 축구의 미래다. K-리그를 사랑해야 한국 축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서)월드컵이 끝나고 다시 K-리그가 시작한다. 4년마다가 아닌 매 주마다 열리는 우리의 축구가 있다. K-리그 구성원 모두 팬분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많이 와주셔서 질타도 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시기 바란다. 그것이 한국 축구의 힘이다.
정리=김성원,. 이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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