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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 수문장' 쿠르투아, 벨기에 훈련보면 약점 보인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6-26 06:37


25일 베이스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벨기에의 골키퍼 쿠르투아.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월드컵대표팀에 다득점이 필요하다.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다득점 승리를 거둔 후 동시에 열리는 러시아-알제리의 경기 결과를 살펴봐야 한다. 16강 진출의 기적을 바라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목표를 위해서는 벨기에의 수문장인 티보 쿠르투아(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넘어서야 한다. 그러나 그는 유럽 최정상급 '철벽 수문장'이다. 공략이 쉽지 않다.

쿠르투아는 2009년 헹크(벨기에)에 입단한 이후 2년만에 첼시로 이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세 시즌동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임대돼 세계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에는 팀을 유럽챔피언스리그 준우승,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으로 이끌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생애 첫 출전한 월드컵 본선에서도 벨기에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쿠르투아는 조별리그 2경기에서 단 1실점만을 기록했다. 그는 23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2차전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개인 통산 100번째 무실점 경기(218경기 출전)를 달성했다. 쿠르투아가 벨기에대표팀의 골키퍼장갑을 꼈을 때 벨기에는 19승6무로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그는 1m99에 이르는 거대한 덩치로 골문을 지킨다. 공중볼 해결 능력과 순발력이 탁월하다. 골대 구석으로 향하는 슈팅도 순간 몸을 날려 긴 팔로 쳐낸다. 그러나 완벽한 선수는 없다. 그에게도 약점은 있다. 쿠루트아는 허리 위로 날아오는 높은 슈팅에 비해 낮게 깔려 오는 바운드 볼에 약했다. 유독 다리가 길어 그라운드까지 몸이 도달하는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린다. 그는 지난 5월 25일 열린 레알마드리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네 골 중 세 골을 땅볼 슈팅을 막지 못해 허용했다. 세르히오 라모스의 헤딩 슈팅은 구석으로 바운드돼 골망을 흔들었고, 디 마리아의 땅볼 슈팅이 쿠르투아를 맞고 뒤로 흘러 보내 가레스 베일이 헤딩골을 연결했다. 마르셀루의 땅볼 슈팅은 그의 손을 맞고 골문을 넘어섰다.


25일 상파울루 인근 모기다스크루스에서 슈팅 훈련을 하고 있는 벨기에대표팀.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벨기에의 베이스캠프 훈련에서도 쿠르투아의 약점이 드러났다. 적을 통해 적의 허점이 공개됐다. 벨기에의 슈팅 훈련에서 에덴 아자르(첼시), 디보크 오리기(릴) 등 킥력이 좋은 선수들은 그를 상대로 대부분 낮게 깔아차는 슈팅을 시도했다. 단순한 훈련이었지만 이들의 승부욕은 대단했다. 자존심이 걸려 있었다. 어떻게든 쿠르투아를 상대로 골을 넣겠다는 집념으로 그의 약점을 집중 공략했다. 쿠르투아는 공중볼은 대부분 막아냈지만 땅볼 슈팅을 수 차례 뒤로 흘려 보냈다.

홍명보호의 '넘버 3' 골키퍼인 이범영(부산)이 분석한 쿠르투아의 허점도 하체에 있었다. 그는 미국 마이애미 전훈 기간 중 가진 인터뷰에서 "쿠르투아는 장신임에도 밸런스가 좋다. 하지만 키가 워낙 크다보니 상대적으로 하체가 확실히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벨기에를 상대로 많은 골을 넣어야 하는 월드컵대표팀의 공격수들이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집요함이 대량 득점의 물꼬를 틀 수 있다. 낮게 깔아 차는 바운드 슈팅이 벨기에의 철벽 수문장을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이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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