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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미스였다."
홍 감독은 이튿날인 24일(한국시각)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에서 월드컵대표팀의 알제리전 회복훈련을 지휘했다. 담담한 분위기 속에 훈련이 진행됐다. 이따금 장난을 치면서 밝은 분위기를 만들려 애쓰는 선수들도 엿보였다. 하지만 공기는 무거웠다.
보다 못한 홍 감독이 나섰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청했다. 선수들과 섞여 볼 뺏기와 더불어 미니게임에도 참가했다. 선수들과 직접 몸을 부딪치며 웃음을 보였다. 그동안 홍 감독이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와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 기간 1~2번씩 선수들의 훈련에 참가한 적은 있지만, 볼뺏기와 미니게임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벨기에전 화두는 분위기 전환이다. 러시아전 무승부 뒤 살아난 분위기가 알제리전 4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선수들 스스로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망연자실할 정도로 충격이 컸다. 한국영(24·가시와) 등 부진했던 일부 선수들은 잠도 제대로 못잔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전까지 준비 기간이 짧은 마당에 분위기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반전조차 이룰 수 없다. 홍 감독의 훈련 참가는 이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런 홍 감독의 노력이 통했는지 훈련 시작 때만 해도 다소 무거웠던 분위기는 막판에 비로소 풀렸다. 김신욱(26·울산)은 "형들이 분위기를 좋게 바꿔야만 다음 경기를 잘 치를 수 있다고 조언해줘서 후배들도 따라 하고 있다"며 "아직 아무도 포기한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근호(29·상주) 역시 "선수들 스스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손흥민(22·레버쿠젠)과 구자철(25·마인츠)도 "16강 진출 가능성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며 동료들의 분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홍명보호는 스스로 치유 중이다.
이구아수(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