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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우.
하릴호지치 감독은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도착했다. 또 칼을 빼들었다. "기자들은 항상 우리를 비판했으나 팬들은 우리를 믿었다." 그는 "알제리 언론은 이날 승리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고 비아냥댔다. 알제리 취재진 대표로 보이는 듯한 이가 갑자기 손을 들고 일어나더니 "우리는 당신을 비난하지 않았다. 오해가 있었다면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하릴호지치 감독을 대표팀의 '암적인 존재'로 매도하던 이들은 완벽한 승리에 꼬리를 내렸다. 할리호지치 감독은 짐짓 신중한 표정을 짓더니 "나도 모두가 나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화해의 제스쳐를 취했다.
알제리 선수들도 짐짓 여유를 부렸다. 취재진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승리의 감격을 전하기 바빴다. 한국에 대한 코멘트도 빠지지 않았다. 소피앙 페굴리(발렌시아)는 "한국전을 치르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며 "한국은 좋은 선수가 많은 팀이다. 우리가 이길 수 있었던 열쇠는 효율성"이라고 짚었다. 이날 선발로 나서 후반 32분까지 활약한 야신 브라히미는 "한국-러시아전을 봤다. 한국은 아주 좋은 팀이었고 선수들의 능력이 뛰어났다"며 "오늘은 우리에게 운이 따라서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 그게 차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약점을 지적해달라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면서 "9번(손흥민)과 16번(기성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포르투알레그리(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