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표팀 상황이 힘들어보인다. 가나전에서 0대4로 대패했고 평가전에서 2연패를 당하면서 선수들도, 팬들도 경기력이나 대표팀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같다. 더이상 평가전이 없어 안 좋았던 모습을 만회할 수 없다는게 아쉽다. 어린 선수들이 굉장히 많은 부담을 갖고 첫 경기를 하게 됐다. 러시아와의 결전의 날이 이틀 남았다. 지금 중요한 건 선수들의 '마인드 컨트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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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월드컵 개막전인 브라질-크로아티아 경기를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 경기장에서 중계했다. 2002년과 2010년은 선수로, 2006년과 2014년에는 해설위원으로 월드컵 무대에 참가하고 있다. 많은 관중들이 운동장에서 응원하면 일반 사람들도 마음이 뛰기 시작하는데 아무래도 선수이다 보니까 경기장에 가면 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그래도 가까이서 좋은 경기를 보고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니 축구 선수로 큰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 같다. 브라질-크로아티아전에서는, 경기만 보면 오스카(첼시)가 경기를 가장 잘 했다. 하지만 '히어로'는 역시 네이마르였다. 정말 대단했다.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고, 모든 기대가 그에게 쏟아지고 있기 때문에 부담이 클 것 같은데 아주 여유있고 '쿨'하게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아주 어려운 상황에서 동점골을 넣으면서 분위기를 바꾸었다. 네이마르는 온 국민의 기대를 부담이 아닌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드는 힘으로 사용했다. 아주 강한 멘탈을 가진 선수였다. 지금 우리 태극전사들에게 필요한게 네이마르의 '쿨'함이다. 23명의 대표팀 선수들은 '선택받은 자'다. 자부심을 가지고 대회를 즐기자. 그런 마음으로 경기에 나간다면 평가전 보다 본선에서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전에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상대해봐서 잘 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나 메시 같이 특출난 선수가 있으면 수비수들이 상당한 부담감을 갖게 된다. 그게 당연하다. 반면 러시아에는 스타 플레이어가 없지만 팀 자체가 '스타'다. 워낙 조직력이 좋은 팀이다. 스타플레이어가 있는 팀이나, 팀 자체가 스타인 팀이나 모두 상대하기 어려운건 마찬가지다. 러시아 경기를 분석해보니 그 생각이 더 강해졌다. 일단 우리가 조심해야 할 부분은 경기를 잘 하고 있을 때다. '생갭다 어렵지 않네'라고 생각이 들기 시작할 때 조직력이 좋은 팀들은 힘을 발휘한다. 러시아가 그런 팀이다. 경기를 리드하고 주도권을 잡는 상황이 되더라도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은 절대 안심하거나 방심해서는 안된다. 특히 주도권을 잡고 공을 소유하다 공을 뺏기는 순간, 대처가 중요하다. 모든 선수가 수비수가 되어서 짜임새 있게 수비 대형을 빨리 짜야한다.
성용아, 자철아! 타이밍을 잘 캐치해라
러시아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는 모르지만 확실한건 중앙 수비수의 발들이 느리다는 것이다. 우리가 러시아를 공략한다면 그 부분을 노려야 한다. 미드필드나 중앙 수비수를 끌어내는데 성공하면 (손)흥민이나 (이)청용이가 뒷 공간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 공격이 통하기 시작하면 러시아도 경기가 어려워 질 것이다. 그 뒷 공간을 만들어내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기)성용이나 (구)자철이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기 흐름을 빨리 읽고 공간을 만들어내는 패스를 넣어줘야 한다. 미드필드에서 수비수들을 전진시킨 뒤 적절한 타이밍에 볼을 뿌려주는게 러시아전 공략 포인트다. 성용아, 자철아! 너희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힘내라. 23명의 태극전사들, 너희들은 잘 하니깐 그걸 믿고 해라. 스포츠조선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