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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다이어리]비공개 장막 쳤더니 장대비 '날씨 서운하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6-14 05:49


◇14일(한국시각) 브라질 이구아수의 플라멩구 스타디움에 굵은 빗줄기가 내리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대표팀은 이날 15분 비공개 훈련으로 러시아전 담금질에 박차를 가했다. 이구아수(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예감이 불안한데..."

14일(한국시각) 홍명보호의 베이스캠프인 브라질 이구아수. 석양이 지는가 싶더니 검게 변하는 하늘을 올려다본 취재진들의 탄식이었다. 이날 훈련에서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훈련 초반 15분 만을 공개한 뒤 나머지 시간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18일 쿠이아바에서 가질 러시아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H조 1차전에 대비한 승부수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고자 한 특단의 조치였다. 그러나 취재진이 빠진 뒤 하늘에선 천둥-번개를 동반한 굵은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줄기는 선수들의 정상적인 훈련 조차 방해할 만큼 맹렬하게 쏟아붓기 시작했다. 10여분 뒤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듯 했으나, 소리만 줄었을 뿐 장대비는 멈추지 않았다. 이구아수 도착 뒤 이틀 간 맑았던 날씨는 오간데 없었다. 비 때문에 더욱 낮아진 기온은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도 영향을 끼칠만 했다. 훈련을 지켜보던 관계자들은 "미국 전지훈련 기간부터 날씨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 기간 홍명보호는 낙뢰(벼락) 경보 탓에 수 차례 가슴을 졸여야 했다. 마이애미의 변덕스런 날씨가 홍명보호를 시샘했다. 훈련을 시작할 때가 되면 어디선가 낙뢰 시작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진동했다. 선수단은 라커룸으로 들어가 체력단련실에서 스트레칭과 웨이트 훈련으로 몸을 풀어야 했다. 월드컵대표팀 단장 자격으로 현장을 찾은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현역과 지도자 시절을 통틀어 벼락 때문에 훈련을 못하긴 처음"이라고 고개를 흔들었다. 앞서 낙뢰로 인해 훈련 일정에 지장을 받았던 홍 감독 입장에선 이구아수의 장대비가 야속할 만하다.

홍명보호는 결전지 쿠이아바로 이동하기 하루 전 전면 비공개 훈련을 계획 중이다. 그러나 제대로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현지 일기예보에 따르면 이구아수에는 15일에도 천둥번개를 동반한 장대비가 내릴 전망이다. 러시아전 승부수를 최종 점검하는 날인 만큼 비는 훈련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 선수단이 하늘을 향해 '비가 내리지 않게 해달라'고 고사라도 지내야 할 판이다.


이구아수(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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