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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4. 참패를 당했다. 마지막 평가전은 실망 그 자체였다.
평가전일 뿐이라고 생각하려 했다. 하지만 너무 실망스러웠다. 경기내용은 '두번째'다. 무엇보다 태극전사들은 '전사'여야 했다. 그런 투지를 느낄 수 없었다.
경기 뒤 분위기는 침통이었다. 선수들의 얼굴은 '당연히' 어두웠다. 손흥민은 타월로 얼굴을 가렸다.
러시아와의 첫 경기(18일)까지 일주일이 남았다. 그 시간동안 달라질 수 있을까.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K-리그 감독들,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랬으면 정말 좋겠다.
하지만 주변 분위기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경기 뒤 당장 비난이 이어졌다. 그런 경기를 했으니 당연했다. 화살을 피할수는 없다. 돌이켜 보면, 이처럼 말이 많은 대표팀도 없었던 것 같다. 홍명보호는 수많은 논란속에서 준비를 해왔다. 논란을 위한 논란도 많았다. 한편에서는 '무의미한 논란은 그만하자'며 두둔도 했다.
기자는 후자쪽이다. 논란보다는 격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비판은 결과가 나온 뒤 해도 늦지 않다는 쪽이다. 물론 이런 경기를 보고나면 생각이 흔들린다.
일부에서는 '기적'이 필요하다고까지 한다. 믿을만한 구석이 없다고도 한다. 만약, 선수들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럴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전사'의 모습이 없었다. 결과에 상관없이 당당할 수 있는 투혼이 없었다. 가나전은 그랬다. 평가전이라고 해도 좀 너무 했다.
여러가지 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 우리들이 모르는 뭔가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켜본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이다. 그렇다면 '뭔가'와 '사정'은 변명일 뿐이다.
당연히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 믿음에 실망은 잠시 접어두겠다. 중요한 건 본선이다. 지금까지는 준비일 뿐이다. 이제는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이해도 구할 수 없다. 경기장에서 모든 말을 해야 한다.
일주일 남았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간이다. 홍 감독과 선수들이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다. 그런 홍명보호에 대한 질책은 잠시 참아두자. 그게 맞는 것 같다. 지켜보는 우리가 지금 해야 할 건 더 큰 응원이 아닐까 싶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