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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에서 첫 발 뗀 홍명보 감독의 머릿속은?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6-02 07:40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1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장인 세인트토마스대학교 경기장에서 들어서고 있다. 마이애미(미국)=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01/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에서 첫 발을 뗐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0대1 패)을 잊지 않았다. 나흘 전인 지난 28일의 홍명보호였다. 공수 불균형이 눈에 띄었다. 수비와 미드필드 라인이 벌어지면서 특유의 콤팩트한 전술을 구사하지 못했다. 공격은 세밀함이 떨어졌다. 홍 감독은 경기 중간 말을 아꼈다. 태극전사들이 스스로를 느낄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사상 첫 축구 동메달 신화는 흔들림없는 조직력에서 출발했다. 브라질월드컵, 러시아-알제리-벨기에가 가장 경계하는 것이 한국의 조직력과 스피드다.

시간이 없다. 조직력은 기본이다. 알파를 더해야 사상 첫 월드컵 원정 8강 진출의 고지를 밟을 수 있다. 마이애미에서의 첫 훈련, 차원이 달라졌다. 칼을 꺼내들었다. 홍 감독의 머릿속은 '홍명보호의 복귀'로 채워졌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잃어버린 기억을 되살리기 위한 훈련이 시작됐다.

흐트러진 조직력 재건에 초점이 맞춰졌다. 홍명보호에 개인은 없다. 팀만 있을 뿐이다. 11명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각자의 위치를 벗어나면 불호령이 떨어졌다. 포지션간의 일정한 간격 유지에도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동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위치와 간격을 정밀, 점검했다.

느슨해진 압박도 재조정했다. 상대 선수가 위험지역에 들어왔을 때에는 순식간에 3∼4명이 압박해 돌파를 저지했다. 중원에선 가까운 선수가 뛰어가고 주변의 선수들은 볼의 패스 방향을 차단했다.

수비에서 미세한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다.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가 튀니지전에서의 부상으로 훈련에서 이탈했다. 회복에는 일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진단받았다. 재활훈련 중인 그는 첫 훈련에 불참했다.

홍 감독으로선 플랜B에 대한 고민도 간과할 수 없다. 홍정호의 빈자리는 유일한 30대인 곽태휘(33·알 힐랄)가 채웠다. 그는 두 개 그룹으로 나뉘어 펼쳐진 조직력 점검 훈련에서 모두 선택을 받았다. 첫 번째 조에선 황석호(25·히로시마), 두 번째 조에선 김영권(24·광저우 헝다)과 호흡을 맞췄다.


드디어 기다리던 뜨거운 6월이 시작됐다. 홍 감독은 우려보다 기대가 우선이다. 그는 30일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1년 전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출국하는 이 시간을 기대했다. 부족했던 점을 정리해 침체돼 있는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의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은 18일 오전 7시 열린다. 알제리(6월 23일 오전 4시)와 벨기에(6월 27일 오전 5시)도 차례로 기다리고 있다. 그는 "포인트 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조직적인 부분과 세계 선수들과의 맞대결에서 거친 플레이를 극복할 수 있는 부분, 기능적인 훈련이 마련돼 있다. 강도 높은 체력훈련 역시 두 차례 진행할 예정"이라며 "민첩성과 파울 훈련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감독의 월드컵이 마이애미에서 시작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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