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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간 쉴틈없이 훈련이 이어졌다. 선수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홍명보 감독의 눈빛도 더욱 날카로와졌다.
3팀은 로테이션으로 가로 50m, 세로 30m 규격의 그라운드에서 5분간 6쿼터의 경기를 펼쳤다. 실전을 방불케하는 치열한 경기가 이어졌다. 이 미니게임에는 두가지 의도가 있었다. 첫번째는 계속된 경기를 통한 체력 끌어올리기다. 좁은 공간에서 경기를 펼치면 본 경기 못지 않은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경기와 휴식을 반복하며 한단계 체력이 올라가게 된다. 두번째는 러시아전 맞춤전술 실험이다. 홍 감독은 미니게임에 앞서 측면 위주의 공격을 강조했다. 4-3-3을 쓰는 러시아는 3명의 미드필더가 중앙에 밀집돼 있지만, 측면에는 다소 약점이 있다. 미니게임은 공간이 좁아 중앙쪽으로 공격을 하기가 쉽지 않다. 공격을 위해서는 측면으로 볼을 집중시킬 수 밖에 없다. 실제 미니게임에서 들어간 골은 측면 돌파 후 중앙에서 마무리하는 '컷백'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마무리 훈련 역시 체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100m 거리 중간마다 코칭스태프가 서 있고, 박수를 치는 순간 속도를 올리는 방식이었다. 근육의 회복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한 훈련법이었다. 무릎 상태가 100%가 아닌 기성용은 아이싱을 위해 이 훈련에서는 빠졌다. 이케다 세이고 코치의 주도 아래 마지막 스트레칭이 끝난 후에도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았다. 슈팅 훈련 등 개인 훈련이 이어졌다. 주전 자리를 향한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이청용은 훈련 후 "처음으로 체력적인 훈련이 진행됐다. 앞으로 훈련 강도가 더 강해질 것 같다. 부상없이 훈련이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