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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의 캡틴은 구자철(25·마인츠)로 확정됐다.
곽태휘(33·알힐랄) 박주영(29·왓포드) 등 고참 선수들에게 주장을 맡기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 했다. "나도 대표팀에서 주장을 해봤지만, 그땐 나이가 많아 내 몸 관리하기도 힘들었는데 주장까지 해 더 힘들었다." '원팀'의 정신도 강조했다. 홍 감독은 "주장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스트레스가 많은 자리"라며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1명에게 의지하기 보다 23명의 리더십을 원한다'고 이야기 했다. 모든 선수들이 자신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책임지기를 원한다. 자율 속에 규율이 있는 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월드컵은 노는 물이 다르다. 세계 최고의 스타들이 각축을 벌이는 무대다. 홍명보(2002년 한-일월드컵)-이운재(2006년 독일월드컵)-박지성(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계보를 이어 받아 월드컵 대표팀의 캡틴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자리다. 구자철의 다짐에도 무게가 실려 있었다. 구자철은 "감독님이 저를 믿고 주장 자리를 주셨다고 생각한다. 팀을 잘 이끌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간 주장의 역할과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월드컵을 목표로 하는 팀인 만큼, 좀 더 진중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주장이라고 해서 다른 선수보다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팀원들을 대표함과 동시에 책임감을 갖고 통솔을 해야 하는 자리"라며 "선수들과의 경쟁 속에 주장이 아닌 개인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데도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구자철은 "감독님이 미팅에서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내자'는 이야기를 하셨다"며 "오늘 훈련은 윤석영(퀸스파크레인저스)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모인 자리다.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 하자는 분위기다. 코칭스태프가 매일 요구하는 사항을 100%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팀의 문화는 항상 겸손하면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찾고 돕는 것이다. 개인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각급 대표팀을 거치면서 맡았던 주장과의 차이점에 대해선 "내 역할에 충실하고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그간 주장을 맡으면서 배운 점"이라며 "감독님이 알지 못하는 내부의 문제도 잘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