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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박' 박지성 은퇴 선언, 25년 정든 그라운드 떠난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5-14 11:07



'한국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33·PSV에인트호벤)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박지성이 14일 경기도 수원의 박지성 축구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박지성은 "무릎 때문에 더이상 경기를 뛰지 못한다. 후회는 없다"라고 밝혔다. 그라운드를 떠나는 그의 곁에는 현역 선수생활동안 뒷바라지를 해준 부모님이 함께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화를 처음 신은 그는 2014년, 25년 축구인생의 마침표를 찍었다. 세류초-안용중-수원공고-명지대-교토상가(일본)-에인트호벤(네덜란드)-맨유(잉글랜드)-퀸즈파크레인저스(QPR)-에인트호벤으로 이어진 긴 발걸음을 끝냈다.

그가 남긴 족적이 한국 축구의 역사였다. 2000년 4월 5일 라오스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그 해 6월, 이란 4개국 대회에서 열린 마케도니아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이후 2000년 시드니 올림픽-2000년 아시안컵, 2002년 한-일월드컵, 2004년 아시안컵, 2006년 독일월드컵, 2010년 남아공월드컵, 2011년 아시안컵까지 한국 축구의 역사를 모두 함께 했다. 특히 2002년 '4강 신화'와 2010년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대기록을 모두 이끌며 한국 축구의 레전드가 됐다.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100경기에 출전했다. 13골을 남겼다.

소속팀에서도 '우승 청부사'였다. 2001년 교토를 J2-리그 우승으로 이끈것을 시작으로 에인트호벤과 맨유에서 총 17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7~2008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팀의 우승을 함께 하며 유럽 최정상에도 섰다.

화려한 족적, 그리고 33세. 아직 은퇴하기에 이른 시점이지만 박지성은 결단을 내렸다. 은퇴를 선언한 가장 큰 이유는 무릎 때문이다. 조금만 무리하면 무릎에 금방 탈이 났다. 경기를 치르고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통증이 심해진다.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이유도 무릎 때문이다. 장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면 무릎에 물이차는 속도가 빨라졌다.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고 3년간 소속팀에 집중하며 선수생활을 연장했지만, 더이상 버티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박지성은 마지막 순간까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올시즌 그는 건재했다. 젊은 선수들고 구성된 에인트호벤에서 '베테랑'으로 중심을 잡아주며 27경기에 출전 2골-5도움을 기록했다. 마지막 인사까지 인상적이었다. 박지성은 지난 4일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필리스스타디움에서 열린 NEC 브레다와의 시즌 최종전에 선발 출전해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에인트호벤은 초반 위기를 딛고 리그 4위를 확정하며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획득했다. 박지성은 후반 44분 교체되며 홈 관중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자신의 유럽무대 첫 소속팀이자 마지막 팀이 된 에인트호벤을 위해 맹활약한 그를 위해 팬들은 응원가인 '위쑹빠레'를 부르며 아낌없는 사랑을 보냈다. 박지성은 시즌을 마친 뒤 원소속팀인 QPR 구단을 찾아, 최종 면담을 갖고 거취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퇴를 선언했지만 아직 박지성이 에인트호벤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뛰는 모습을 볼 기회는 남아 있다. 박지성은 2014년 에인트호벤 코리아투어에 동행한다. 에인트호벤은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과 24일에는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경남 FC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박지성은 각 경기당 45분 이상 출전할 예정이다. 박지성이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국내팬 앞에서 인사하는 마지막 자리다. 에인트호벤의 코리아투어를 마치는 박지성은 6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자선경기를 가진 뒤, 7월 김민지 전 아나운서와 결혼할 예정이다.


수원=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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