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웸블리행은 대표팀 및 소속팀과 상의 후 결정하겠다."
후반 28분 오스틴의 동점골 직후 가장 먼저 뛰어가며 기쁨을 나눈 선수는 윤석영이었다. 후반 33분 윤석영에게도 절호의 찬스가 찾아왔었다. 골문 오른쪽에서 넘어온 크로스가 윤석영 앞으로 날아왔지만 슈팅 타이밍이 아쉽게 빗나갔다.
동점골 이후 QPR의 공격은 불 붙기 시작했고, 경기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 시작과 동시에 윤석영의 왼발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정확한 크로스에 홈팬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연장 전반 7분 오스틴의 역전골이 터진 후 윤석영은 수비에 집중했다. 수비라인 깊숙이 내려와 중앙수비수의 커버플레이를 충실히 해냈다. 수비수 본연의 모습으로 승리를 지켰다.
그라운드에 목말랐던 지난 시즌, 혹독했던 시련은 보약이 됐다. 7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리그 최종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브라질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극적으로 승선했다. 플레이오프에서 활약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소속팀 QPR은 이제 리그 승격까지 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24일 더비카운티와의 플레이오프 결승전을 앞두고 윤석영은 "그동안 힘든 시절을 많이 보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시절이 온다는 것을 느꼈다. 1분 1초라도 경기를 뛴다는 것이 행복하다"며 감격의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 합류와 소속팀의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전 사이,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윤석영은 "소속팀도 소중하고, 대표팀은 더더욱 소중하기에 선택이 쉽지 않다. 우선 대표팀과 상의를 한 후 구단에 얘기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더비카운티와의 결승전은 QPR의 내년 시즌 운명이 걸린 일전이다. 레드냅 감독 입장에서는 지난 시즌 내내 왼쪽수비수로 뛰었던 '애제자' 아수 에코토가 토트넘으로 복귀한 현 상황에서, 전력 극대화를 위해 '공수 겸용' 윤석영을 붙잡을 확률이 높다. 결승전은 '영국 축구의 성지'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다. 2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웸블리 그라운드를 경험한 윤석영은 그 상징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선수로서 웸블리 무대를 밟는 것은 영광된 일이지만, 대표팀과 분명히 상의를 해서 결정을 해야 한다"고 했다.
런던=김장한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