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50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의 우승컵은 고려대의 차지였다.
긴 방황 끝에 유럽으로 건너간 서 감독은 독일에서 선수생활과 코치연수까지 마쳤다. 2000~01 시즌 독일의 축구클럽 트리어(당시 3부리그)에서 공격수로 뛴 그는 포항으로 돌아왔지만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하며 은퇴했다. 다시 유럽에서 간 서 감독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2003년 한국으로 돌아온 서 감독은 창원시청에서 코치 생활을 하다 2008년 12월 모교인 고려대 코치에 선임됐다. 2010년 감독대행을 맡았고 그해 제11회 대학축구대회 우승을 일구어냈다. 2011년 28년만의 춘계연맹전 우승도 서 감독의 역량 덕택이었다. 서 감독의 우승 비결은 '훈련의 효율성'이었다. 서 감독은 "훈련의 강도보다는 효율성에 중점을 두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전술 10가지를 준비했는데 다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격에서 스피드와 유기적인 플레이를 강조하는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원동력은 신입생 스트라이커 김건희(19)다. 수원 유스팀인 매탄고 출신인 김건희는 수원에 우선지명된 뒤 고려대에 진학했다. 어중간한 프로팀 훈련보다 경기에 뛸 수 있는 대학에서 경험을 쌓고 오라는 서정원 수원 감독의 뜻이었다. 김건희는 고려대의 공격을 도맡았다. 고려대가 넣은 28골 가운데 김건희는 5골-5도움을 기록했다. 토너먼트에서만 4골을 넣었다. 김건희의 최대 강점은 득점 감각이다. 골이 터질 수 있는 자리면 어디에서든 슈팅을 터뜨린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김건희는 날카로운 로빙패스로 이상민의 첫 골을 이끌어냈다. 김건희는 "형들이 칭찬을 많이 해주며 마음을 편하게 해줘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며 "남은 대회에서도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우수선수상은 고려대의 주장 김원균이 수상했다. 득점왕은 김건희가 차지했다.
통영=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